누구나 새해 달력을 받으면 제일 먼저 ‘빨간날’부터 찾아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괜히 제헌절이나 광복절이 빨간날과 겹치면 손해 보는 것 같아 속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2일이 늘어나, 공식적인 휴일이 ‘68일’이다. 다가오는 5월, 10월에는 황금연휴, 즉 징검다리 휴일이 겹쳐있어 지금부터라도 대대적(?)이고 치밀한 휴가사용계획을 수립해야 할 듯 싶다!

우리로서는 부러운 얘기겠지만 프랑스, 브라질, 스페인, 핀란드의 연간 유급휴가 사용일수는 30일이라고 한다. 잘못 본 것이 아니다. ‘사용일수’가 30일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연간휴급휴가 사용일은 고작 8일에 그친다. 일과 쉼, 무엇이 중요할까? 물론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변하지 않는 삶의 진리가 있다면 ‘우리의 삶은 한번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일이 중요하지만 일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이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쓰지 않으면 연차가 적립(?)된다. 어떤 다큐멘터리에서는 이탈리아 경찰 중 한명의 연차가 무려 80일 가량 남았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일부러 휴가를 가지 않고 아꼈다가 가고 싶은 해에 마음껏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쓰는게 아니라 못쓰는 것이라고들 한다.

휴식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주5일제가 생긴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우리 세대가 축복받은 세대라고 생각한다. 우리 윗세대에게 휴일은 사치였을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 5일제 근무가 정착하면서 삶의 풍경들이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레저문화가 활성화되었고 내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행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은 아니게 되었다. 월요일날 연차만 써도 금요일부터 3박 4일간 해외여행도 가능하다. 가까운 중국여행만 해도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만 예약하면 금요일 저녁에 갔다가 월요일에 돌아오는 일도 가능하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열심히 쉬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의 생산성이란 한계가 있다. 휴일의 한자 휴는 사람이 나무에 기댄 형상이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존재지 기계가 아니다. 자동차가 사람이 아니듯 사람도 자동차가 아니라는 얘기다. 쉴새 없이 악셀을 밟는다고 해서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좋게 갔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동차야 고장나면 고치면 그만이지만 병든 몸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5월의 황금연휴를 일찍부터 계획해보자. 의미있는 시간이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번 황금연휴만큼은 마음껏 쉬고 마음껏 게을러질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길 진심으로 권한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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