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근처로 거처를 마련했던게 벌써 일년 전이다. 뭐 난생 처음 시장 앞에서 살아보는거지만 특유의 정감가는 풍경이 내겐 익숙한 옷처럼 편하다.

시장에 오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부자보다는 서민이, 청년보다는 노인이, 차를 탄 사람보다는 걸어다니는 이가, 두 손이 가벼운 이보다 짐을 든 이가 훨씬 많아 보인다.

가만히 집 앞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의 짐과 표정을 살핀다. 세상에, 어떤 할머니는 머리에 몇개의 박스를 이고 가고, 어떤 아주머니는 장갑도 끼지 않고 두 손 가득 짐을 들고간다. 매서운 겨울추위도 어쩌지 못하는 그 늠름한 뒷모습들이 씩씩하고 퍽 결연해 보인다.

'내가 편하다는 것은 누군가 불편함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던가. 짐을 들고 가는 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가족의 식탁이 사랑으로 익어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전통시장은 정겹다. 대형마트처럼 예쁘고 으리으리하게 진열되진 않았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긴다. 마트처럼 중간마진도 없어 신선한 농수산물을 경제적으로 제값에 구입할 수도 있다.

정부에서도 전통시장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소득공제 등의 혜택도 주고 있다. 미리 미리 잘만 이용하면 어려운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정부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노력도 돋보인다. 최근 충북도에서는 <전통시장 청년상인 워크숍>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도내 전통시장 청년들을 대상으로 성공창업사례, 마케팅 기법 전수 등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하였다. 청년상인간의 네트워크 강화, 지역특산물의 소개 등 다채롭게 행사를 마련하였다.

우리나라는 지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통시장을 지키는 상인들도 대부분 중년 이상이다. 쇠퇴해가는 전통시장에 청년들이 유입되어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도내 전통시장이 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기 위해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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