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이야기

좌(김성진씨), 우(정은영씨)
가족의 사랑을 담은 ‘엄마의 오븐’정은영씨

 지난 봄 제천 중앙시장 안 청풀(full)제천몰에 빵가게를 낸 청년상인 정은영씨(34). 그저 좋아서 배워뒀던 제빵기술로 창업을 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잘 나가던 동네빵집도 문을 닫는 것이 요즘 추세가 아닌가.

그러나 함께 제빵을 배운 언니 은성씨(37)가 옆에 있어 든든했고, 용기를 준 제천 중앙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단이 있어 ‘엄마의 오븐’을 열게 됐다.

청풀제천몰은 중소기업청 지정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으로, 작년 12월 공모를 거쳐 선정된 12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청년상인몰이다. 중앙시장 내 은영씨와 같은 젊은 상인들이 톡톡 튀는 젊은 감각의 다양한 아이템을 가진 상점들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너무 바쁘고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수개월 지나니까 여유도 생기고, 요령도 터득하게 됐죠.”
처음 하는 사업이라 어리둥절하고, 많이 고단했다는 은영씨는 요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여유가 생길 정도로 창업선배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제천의 황기를 넣은 건강 빵, 몸에 좋은 견과류와 풍미가 좋은 와인이 들어간 레드와인곡물식빵은 이 집의 인기 상품이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못 사갈 정도다.

“사실 처음 몇 개월은 이윤이 남지 않아 고전했어요. 나중에 컨설팅을 받고나서야 문제점을 개선했죠. 우리 뿐 아니라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에요.”

그녀는 예비 청년 창업자들에게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뜨겁게 타오르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난관에 봉착하면 쉽게 사그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은영씨의 목표는 브랜드 빵집에서는 볼 수 없는, 엄마의 오븐만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갓 구운 맛있는 빵을 제공하기 위해 ‘아빠의 배달’ 서비스도 구상중입니다.”

‘잘 돼서 동네 큰 빵집이 되고 싶다’는 은영씨는 청년 창업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월매출 수천만원대로 성공가도 달리는 ‘스티즈 커피’ 김성진씨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가게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현장에서 배운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뭐든 직접 몸으로 배우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커피 전문점을 운영할 뿐 아니라 원두를 가공해서 생산판매까지 하는 ‘스티즈 커피’ 대표 김성진씨(32)는 요즘 청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성공한 청년 사업가’이다.

2014년 스티즈 커피 로스터스를 설립해 현재 전국에 있는 100여 곳의 커피전문점과 브랜차이즈 업체에 매달 톤 단위의 커피를 납품하면서 월매출 2천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배운 온라인 쇼핑몰 교육이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됐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그에게도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차린 커피숍이 일 년을 간신히 버티고 망한 것. 직접 커피를 배워야겠다는 일념으로 바리스타 공부를 했고,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로스팅을 배웠다. 그는 배움의 장소를 넓혀 유럽, 미국, 이탈리아 등의 세계적인 커피 관련 대회와 전문가들에게 로스팅을 배우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충북에서 유일한 커피 감별사인 그가 많은 자격증과 인증서를 가진 배경이다. 이렇게 보낸 2년여의 투자시간은 경제적으론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막노동을 해가면서 이겨냈다.

“좋은 커피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착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성진씨의 ‘개념 있는 기업정신’은 청주의 좋은 커피문화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옛연초제조창 동부창고를 빌려 커피 브루잉(머신을 이용하지 않고 커피를 추출 것) 교육과 커핑(커피 감별)을 무료로 실시한다. 파티 분위기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은 커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획일적인 브랜차이즈 커피숍이 아닌 시내 분위기 있는 작은 커피숍들을 돌며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씨-카페’ 제도는 청주 시내 소규모 커피숍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 맞서기 위한 성진씨의 아이디어다.

“청년 창업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해요.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달려야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내년에 그는 현재의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설비를 확장하고, 규모를 늘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예훈 / 프리랜서(사진 :  서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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