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선수들 손짓 발짓에 두 시선이 고정되고 서로가 대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정숙해진다. 긴장감이 맴도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심장박동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이내 곧 선수들의 타격음이 발산이라도 되면 사람들 입에서 오... 하는 탄성의 소리가 들린다.

5개의 체육관에서 겨뤄지고 있는 각종 무예들. 언젠가 비로소 꼭 운동을 하겠노라 마음을 먹었지만 결국 돌아온건 헬스장 한달 분의 정액권이 달랑. 무예마스터십에 나온 종목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내 손에 들린 헬스장 정액권은 다른 무예관장의 정액권이 들려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감돈다.

첫날 구경을 갔던 무예마스터십은 기대와는 달리 크게 마음에 와 닿는 풍경은 아니었다. 첫 종목 택견이 대련이 아닌 기록경기를 진행해서 일까? 체육관에서 펼쳐진 택견을 처음 보았을 때 약간 실망감이 앞섰다. 두 선수가 대련을 하며 치고 박는 박진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하지만 택견은 결코 만만한 무예가 아니었다.
 
고유의 리듬을 타며 펼쳐지는 몸과 발동작은 가벼우면서도 절도가 있는 한국의 고유의 멋이 들어있는 품새였다. 넋 놓고 보고 있자니 내 발도 선수들의 동작에 함께 리듬을 타고 있었다. 절도와 어우러진 부드러운, 하지만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고유의 무술을 해외의 많은 국가에서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강인한 무술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간 검도 경기장. 선수들의 기합소리에 한번더 마음을 졸인다. 타탁 타닥 죽도가 서로 부딪치며 선수들이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상대를 압도해 들어간다. 경기장 내부는 두사람의 공간인 냥 서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1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빈틈을 찾는 모습이 왠지 무도인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게 한다. 저렇게 선수들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집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훈련이 들어갔을까 지레짐작할 사이, 두 선수간의 죽도의 타격감은 구경하는 관람객의 시선을 빼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세 번째로 찾아간 경기장은 “삼보”라는 경기였다. 생전 처음 들어본 무예이름이어서 내심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북도에서 하는 큰 행사이기도 하기에 달려가서 보기로 했다. 도착한 경기장 안에는 엄청난 활동량의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레슬링인줄 알았는데 들어 메치고 조르고 관절을 꺾는 호신술에 가까운 러시아 격투기였다. 실전에서 쓰인다면 상대를 완벽히 제압하는데 사용되는 강맹한 무예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호신술용으로도 너무 좋은 무술이 아닐까. 이걸 미리 알았다면 헬스장을 다시 한번 고려해보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마지막을 찾아간 네 번째 경기장. 무에타이가 펼쳐지는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을 처음 보았을 때는 복싱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낮은 킥과 무릎 팔꿈치를 사용하는 종합무술경기였다. 영화 “옹박”을 즐겨보았던 터라 기대가 되던 경기였는데 역시 시원한 타격감은 명불허전이었다. 약간 서로 엉겨붙는 동작이 많았지만 그래도 벗어났을 때 팔꿈치나 니킥같은 동작이 시원하게 들어갈때면 사람들 입에서 “오오오” 하는 탄성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모두가 함께 즐기는 복싱과도 같은 경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이만한 경기도 없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17개의 많은 종목의 무예들이 있지만 4개의 종목을 보고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긴장감과 노력의 결과를 볼 수 있고, 관람객들은 선수들의 무예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 8일까지 하는 무예마스터십이 도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건강한 무예생활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나도 기존의 헬스장이 아닌 종합 무술쪽으로 한가지 무예를 선택하여 나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무술종목 하나를 도전 해보고 싶다.

도민 모두가 많은 관심을 가져 함께 하는 성공적인 무예마스터십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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