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기고를 부탁받으며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 무슨 재주로 글을 쓰나...어떠한 주제로 해야 하나 고민이 참 많이 되었다.

큰 딸이 작가가 되겠다고 이야기 했을 때 멋진 직업이라고 두 손 들고 환영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약간의 늦은 후회와 함께 삶의 또 다른 즐거움으로 기고를 해보고자 한다.

사회적기업 판로지원센터장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역경제 저변의 여러 현장을 다니며 얼마나 많은 경제적 어려움과 위기의식 속에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이야기보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언젠가 운전을 하고 가다가 큰 트럭에 실려 이동 중인 멋진 조경용 소나무를 보았다. 그때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감탄사가 “와~저거 작품인데..!” 였다.

어느 곳으로 옮겨 심을지 모르지만 깊은 산속 계곡자락에 있어야 더 멋이 있을 듯한 소나무.
조경이나 나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옛날 선인들의 수묵화에서 튀어 나온듯한 그럴듯하게 휘어진 소나무였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사람들은 곧게 쭉 뻗은 소나무보다 뒤틀리고 곧게 자라지 못한 나무를 멋있다 생각하고 비싼 돈을 들여가며 옮겨 심을까?’ 하는...
아마도 바위 틈에서 혹은 척박한 땅에서 살고자 뒤틀린 희망과 멋스러움을 볼 줄 아는 인간만의 안목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역경을 극복하고 자라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안목...
어찌 보면 사람도 마찬 가지리라.

시련 없이 곧게 자란 나무가 더 빨리 성장하는 것 같지만 땔감이나 목재 밖에 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며 남들 편하게 산다고 억울해 하거나 한탄할 것도 없고 나만 유독 큰 시련과 역경을 격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하나의 걸작품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완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어보자.

그리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통과 역경을 이겨내고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는 의연하고 곧게 사람냄새를 풍길 줄 아는 사람을 만나거든 그렇게 외쳐 보자.
“와~이사람 작품인데...!”라고

청풍명월 충청북도에 의연한 소나무처럼 작품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품 같은 사람을 알아보는 멋진 안목을 가진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백선근 / 충청북도 사회적기업판로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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