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韓流)의 가치가 범지구촌에서 높아지고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 상(償) 수상으로 세계인들의 한국문학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한국문학관』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쾌거로 기쁜 일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학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고, 문학 창작 및 향유와 관련한 국민의 활동을 지원함으로서 문학발전에 이바지하기”위한 문학진흥법이 통과되어 초석을 닦은 셈이다. 도서관, 공적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이 통합된 라키비움(Larchiveum)의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이 미래지향의 문학관이 건립되었을 때 전 국민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활용과 운용을 도모하기 위한 지역이면 좋겠다.

무릇 문화가 발전하는 큰 힘은 ‛근본의 바탕’에서 나온다. ‘근본의 바탕’은 가뭄에도 솟아나는 원천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의 공간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열림’이 없이는 소통, 화합, 승화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역으로 문화를 사장시키는 것은 깊은 뿌리인 정통성을 부정하고 열린 문을 닫아버리는 일이다. 어느 문화이든 일시적 이해를 앞세워 패권주의와 이기주의에 휘몰리게 된다면 특정한 세력의 독단으로 소통과 화합의 여지를 닫아 버린다면 그 문화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유치과정에서 도시의 위상과 세력, 한국문학사 기여도를 앞세워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동소이하며 정당성도 부족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역 간 힘겨루기나 졸속으로 결정되어 갈등이 불거지고 유력 도시들이 정치적인 힘에 기댄다면 더더욱 공정성의 위기가 재현되어 그 또한 한국문학의 실패요 손실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문화의 속성이 ‘근본의 바탕’과 ‘열림’을 생명으로 여긴다면 『국립한국문학관』도 마땅히 그 소명을 다할 수 있는 곳이 적지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충북을 대안으로 떠올리고자 한다.

충북은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해 있어 사통팔달로 서울 경기 강원뿐만 아니라 영호남을 아우르고 제주도는 물론 어느 지역과도 접근이 용이하다. 더더욱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세종시에 위치해 있어 국가균형발전의 조화를 이룬다.

충북은 현존하는 세계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발간된 곳이고 세종대왕이 한글창제의 위업을 이룬 곳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중심이기도 하다. 한국현대시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정지용, 김소월, 한용운시인을 배출한 곳이다. 우리말의 보고이자, 다양한 성격창조의 모범과 기초가 된 소설 임꺽정의 홍명희가 나고 자란 고장이기도 하다. 또한 조명희, 오장환, 이무영, 권태응 등 훌륭한 문인들의 얼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이기도 하다.

충북은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의 정신과 정서가 하나로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고 만나는 창성화의(昌晟和義) 고장이기도 하다.

국가 균형 발전차원에서 “부지 선정은 공간적 상징성, 미래를 위한 확장성, 전 국민적 향유를 위한 접근성, 세계문학과의 관계형성을 위한 국제교류 가능성을 고려하여 국토의 중심지인 충북에 『국립한국문학관』이 세워져야 한다.

한국의 문학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정신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재보가 될 것이라 믿으며 향후 한국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명실상부한 교두보가 되길 소망한다.

정관영 / 공학박사, 충북문인협회장 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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