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와 함께 하는 생각하는 독서, <행복> 법륜 지음

살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잊고 살게 된다. 사는 게 팍팍해서? 하루하루 일이 빡세서? 자식들 뒤치다꺼리에 지쳐서? 각자의 이유야 무지개 빛깔처럼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힘든 일상을 잠시라도 잊고 싶어 ‘태양의 후예’처럼 현실에 없는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빠져 위안을 받으며 행복해 했는지도 모른다.

잘 생기고, 능력 있고, 상황 판단 잘하고,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줄 아는 멋진 남자, 유시진 대위만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복잡하고 절망감에 빠졌을 때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멋진 책이 있다.

‘법륜스님의 행복’. 적어도 이 책은 삶에 지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책이다. 법륜스님은 다양한 강의나 설법으로 만난 사람들의 고민 상담들을 사례로 들면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삶을 살고 있더라도 당신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뭉클해지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 가운데 많은 부분이 욕심이나 과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스님은 들려준다.

여기서 공감 가는 부분이 욕심에 대한 정의이다. 욕심이란 ‘부자가 되겠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야겠다’는 마음 자체가 아니다. 저축은 안 해놓고 목돈은 찾고 싶고, 공부는 안 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것처럼, 이치로는 맞지 않는데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루고 싶은 헛된 생각이 욕심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래야 된다’라는, 자신이 그려놓은 너무 높은 자아상을 움켜쥐고 고집하니까, ‘나는 잘났다’는 허위의식에 꽉 차 있으니까, 현실의 내가 못마땅한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결국 자신은 무능한 사람이라고 자책하고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한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상대방이 부족한 것 같아 불만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에게 지나친 기대를 버려야 하듯이, 다른 사람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보고 수용해야 한다”는 말을 곱씹어 보아야한다.

“우리는 늘 현재를 놓치며 삽니다. 과거를 생각하다 현재를 놓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또 현재를 놓칩니다. 행복이란 어디서 뚝 떨어져서 내게 오는 게 아니에요. 지금 이 시간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할 때, 그 하루하루가 쌓여 행복한 미래가 되는 겁니다.”(본문 중에서)

이 책을 읽다보면 순간순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행복은 현재의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눈높이를 낮추고 나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면 자신에게는 너그러워지고, 타인에게는 따뜻해지는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그리고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깨닫게 해 주는 고마운 책이다. 욕심을 덜어낼 때 행복은 더해진다는 삶의 교훈, 이 세상 모든 존재는 부족한 것도, 넘치는 것도 아니라 다만 존재일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큰 울림으로 남는다.

앞으로는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따뜻한 부모가 되어야겠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라는 유치환 시인의 시 ‘행복’처럼 아무 조건 없이 상대방을 바라봐주고 사랑을 주는 연습을, 그리하여 나 자신에게도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

연인형 / 국어·논술·NIE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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