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어려워질수록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이 활개를 치는 것만 같다. 선과 악이 균형을 잃고 어두운 면에 모든 힘이 실리고 있는 듯 하다. 모든 것이 셈법과 숫자에 의해서 타락한 욕망으로 지배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보다 먹고 살기는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정(情)’이 없고 각박한 시절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는 “우리 인간은 되지 못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라는 대사가 있다. 요즘이 딱 그 대사와 어울리는 시대인 것 같다.
그래도 며칠 전에는 아주 기분 좋은 굿 뉴스를 접했다. 그것은 올해 1분기 충북의 실업률이 5.5%로 가장 낮다는 소식이다. 별것 아닌 소식 같지만 이렇게 날로 실업률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 여간 반갑고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나 또한 청춘 중의 한 명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식이 가뭄에 단비처럼 무척 반갑게 느껴진다. 충청북도에서는 최근 청년지원과가 신설되고 많은 정책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지금 당장의 먹고 살 문제만을 급급하게 바라보고 희망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비전과 가치를 생각할 수 있는 일자리가 이 땅 충청북도에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우리가 경제나 실업률, 취직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과연 ‘일’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일이라는 것에는 세 가지 속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좋아하는 일’이냐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은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뜻한다. 아무리 보수가 좋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라고 하더라도 좋아하지 않는 일을 계속 할 수는 없다. 좋아하는 일, 곧 하고 싶은 일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의 속성 중에 두 번째는 ‘잘할 수 있는 일’이냐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 분야에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자신이 해나가는 일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부합한다면 정말 최고의 직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두 가지만 맞더라도 꽤나 괜찮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좋은 직업과 나쁜직업의 이분법적 사고와 경제적 사회양극화가 지배하는 결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 보다 다양한 직업이, 보다 다양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 도전의 가능성이 존중 받는 사회야말로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각종 정부의 지원정책과 구성원들의 역량, 사회적 가치가 조화로운 시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청춘뿐만이 아니라 은퇴한 시니어들까지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로 제 2의 인생을 꿈꾸는 사회가 된다면, 그런 ‘굿 뉴스’를 많이 접하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