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와 함께 하는 생각하는 독서

최근 역사 드라마가 잇따라 방송되면서 역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SBS 월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KBS1TV에서도 대하드라마 ‘장영실’을 방송하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태종 이방원은 양쪽 드라마에 모두 등장해 젊은 시절과 노년 시절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재미를 주고 있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 말 위화도 회군을 통해 새로운 권력자로 급부상한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을 배경으로 여섯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방원역의 유아인과 정도전역의 김명민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 그리고 이방지, 무휼 등의 검술 장면들이 팽팽한 긴장감과 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KBS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은 노비라는 신분적 제약을 뛰어넘어 15세기 조선 과학을 빛낸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역사과학드라마를 표방한 것 답게, 다양한 과학 기구와 최첨단 영상 자료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과학의 원리까지 쉽게 설명해 주는 독특한 드라마이다.

이러한 역사 드라마의 인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육룡이 나르샤’처럼 극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배치된 가상의 인물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상인물을 실존인물로 혼동하고 가상의 사건들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례로 ‘육룡이 나르샤’에서 육룡이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로, 실존 인물인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과 가상인물인 분이, 이방지(땅새), 무휼을 말한다. 하지만 조선 역사 속에 등장하는 육룡은 드라마속의 육룡과는 다르다. ‘육룡이 나르샤’는 세종 때 훈민정음으로 지어진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 제 1장에 나오는 구절로, 세종 위로 6대조까지를 海東(해동) 六龍(육룡)이라고 표현했다.

즉, 목조, 익조, 도조, 환조(이상은 추존왕), 태조, 태종의 여섯 왕께서 하늘의 뜻을 받들어 나라를 세웠다고 하며 새 왕조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육룡이란 이성계의 고조부 이안사(목조), 증조부 행리(익조), 조부 춘(도조), 그리고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환조),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을 의미한다.

이렇게 역사적 내용을 이해하면서 드라마를 본다면 사실과 픽션을 구분할 수 있어서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진다. 드라마의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 지음.웅진 지식하우스 펴냄)을 추천하고 싶다.

실록은 한 왕이 다스리던 때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순서대로 기록한 역사책을 말하는데,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에는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업적을 다룬 1대 태조실록부터 27대 순종실록까지를 요약, 정리해 놓았다. 저자는 개정증보판에서 <조선왕조실록>과 왕실 족보인 <조선왕조 선원록>, 그리고 <연려실기술> 등을 꼼꼼히 대조하여 왕들의 가족관계와 가계도를 수정 보완하였다고 한다.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을 한 권으로 간추리다 보니 내용이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총 546쪽에 달하는 한 권에 조선왕조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아 궁금할 때마다 책을 펼쳐보면 역사 지식을 쌓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 등 다방면에 걸친 왕의 주요 업적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를 알 수 있는 가계도와 주요 가족들의 간단한 생애, 그리고 각 왕 시대를 빛낸 위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수록해 놓은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또한 각 실록의 편찬 경위와 함께 동시대의 세계의 주요 사건까지 간단히 적어놓은 점도 눈길을 끈다.

연 인 형 / 국어·논술·NIE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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