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 적부터 맡아온 친숙한 계절의 향기가 있습니다. 충북 토박이인 제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충북의 29번째 겨울, 도민 여러분은 길을 걷다가 우연히 숨을 크게 들이켜 겨울의 향기를 본적 있으십니까? 어떤 향기가 느껴지시던가요. 제게 오늘의 향기는 눈밭에서 굴렀던 기억, 군대시절 탄약고 초소에서 추위에 덜덜 후임병과 수다 떨며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생각나는 등의 하루의 향기였습니다. 제가 느꼈던 많은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 작년의 겨울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5년 전 겨울, 10년 전 겨울, 그리고 20년 전 겨울은 어떠했는지 비슷한 향기가 날 때마다 옛날 기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빠지는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오늘 같이 12월 북서풍의 찬바람이 불어 올 땐 겨울의 향기가 코에서 맴 돌곤 합니다. 그 중 충북에서 겪었던 일들도 생각이 나곤 하는데요. 오늘 같이 강한 바람이 불어 올 때 수안보 사조마을 리조트에서 첫 스키를 타던 기억이 생각이 납니다. 강풍에 조심하면서 스키를 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타보는 스키의 매력에 빠져서 사조마을에서 하루 종일을 강풍과 약간의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도 열심히 타던 기억이 있지요. 또 약한 바람이 불어 올 때는 괴산 자연학습원 인근 속리산 국립공원 둘레 길을 가족들과 함께 걷던 길이 생각이 나곤 합니다. 얼어붙은 계곡물 위로 한번 걸어 보겠다고 조심조심 긴장을 하며 걸었던 기억이 있지요. 바람은 잘 불지 않는데 날씨가 추워질 때의 향기가 코를 맴 돌면 군대시절 탄약고에서 콧물 흘리며 후임병과 함께 발 동동 구르며 탄약고 초소에서 보냈던 기억도 납니다. 더 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일일이 나열할 수 없기에... 제가 맡는 겨울의 향기 속에는 많은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매개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북 어디를 가나 느끼는 충북의 향기는 제게 있어 정겹고 친숙하게 느끼곤 합니다. 몇몇의 사람들은 제가 개코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만 정말 계절의 향기가 콧속을 맴 돌 때 정취에 푹 빠지는 시간을 가지곤 하지요. 도민 여러분은 어떤 계절의 향기를 기억하고 소중히 간직하고 계신가요.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를 때 즈음이면 충북도 곳곳에는 차가운 겨울의 공기가 자리를 잡게 되겠지요? 하지만 그 공기에서 전해지는 계절의 향기가 누군가에게는 추울 수도, 더울 수도, 따듯하게 기억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기가 어떻게 온도를 가지냐 궁금해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마음에서 느끼는 온도의 차이가 아닐까요? 실제적으로 맡는 계절의 공기의 온도는 같을 테지만 그 공기의 향기를 맡으면서 마음에서 따듯하게 느끼느냐, 열정적으로 지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제게 있어 오늘의 향기는 정말 뜨겁고 따듯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에 자원봉사로 지원하여 연탄을 열심히 나르는 일을 하고 왔거든요. 훗날 오늘 같은 향기를 맡는다면 스키장에서 구르고 재밌었던 기억이 나기도 하겠지만, 연탄 냄새와 섞여 열심히 봉사활동을 실천한 기억의 향기로 남지 않을까요?
도민 여러분 모두 올 겨울 기억에 남는 계절의 향기를 간직하시고 그 향기가 도민모두 따듯함이 가득 묻어나는 향기이길 바라면서 행복한 겨울이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누구에게나 겨울의 향기는 존재할 테니까요.

박현순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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