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 몰개 이영광 대표

KBS 국악무대, 2002한일월드컵 개막공연, 서울 국악 한마당 등 굵직한 국내 국악 무대는 물론 일본, 터키, 중동, 아프리카, 남미, 모로코, 홍콩, 미국, 중국, 필리핀 등 세계 유명 무대를 누비는 전통음악 단체 몰개.

우리 소리의 세계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이 단체가 바로 충북도지정예술단이라는 사실에 도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충주를 본거지로 하고 있는 (사)사물놀이 몰개는 판소리와 사물놀이를 클래식, 재즈 등 서양음악과 결합시켜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지향한다.

올 한 해 도내 무대에 설 때마다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던 공연 ‘길’도 국악과 서양음악의 크로스오버로, 전통음악을 일반 대중이 좀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작품이다.

이런 몰개의 활동 중심에는 20여 년 간 단체를 이끌어 온 이영광 대표의 열정이 있었다.
이 대표는 안성 남사당 김기복 선생과 꽹과리 명인 이광수 선생, 설장구 명인 전수덕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풍물과 사물놀이를 배웠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스승과 함께 생활하며 구전심수(口傳心授)를 통해 배운 제자다.

KBS 국악대상 단체 연주상(1997), 전국국악대제전 타악부문 문화부장관상(2002),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연주상(2008)을 수상했고, 세한대학교 전통연희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육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도지정예술단으로 활약한 이 대표로부터 소감과 함께 향후 계획, 그리고 몰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왜 이름을 ‘몰개’로 했는가?
‘몰개’란 모래의 방언이기도 하며,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생기는 포말을 일컫는 말이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바위를 쳐서 바위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우리 전통음악의 창조적 발전과 계승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 음악의 대중화와 세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크로스오버를 통한 퓨전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우리 음악의 외연을 넓혀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이다. 작품 ‘길’도 그런 공연 중 하나다.

|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작활동과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전통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전통음악을 대중화시키려면 교육부터 시작돼야 한다. 몰개가 국내 초중고교생, 대학생,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뿐 아니라 이집트, 터키, 홍콩,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교육활동을 하는 이유다. 최근엔 외국인들도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영문교재와 DVD도 제작했다. 공공연히 자리잡고 있는 문화적사대주의도 교육을 통해서 타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도지정예술단으로서 내년 공연활동에 대한 계획은?
지난 한 해 보내 준 도민들의 호응에 감사하다. 앞으로 1년 남짓 남은 기간 동안 충북도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소외되는 곳 없이 구석구석 찾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공연을 도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구상 중인 것은 조선말엽까지 남한강 수운의 중심지였던 충주의 목계나루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가제는 ‘목계연가’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연, 해외진출에도 손색이 없는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싶다.

| 국악인으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요 한 자락은 뽑아 낼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과 풍토가 바뀌어졌으면 좋겠다. 지역적으로도 균등하게 문화예술이 발전하고, 작은 도시에서도 예술인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 미미하나마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년엔 국악 캠프도 열고, 창작과 교육 사업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꿈이 있다면 영국 왕립음악원 같은 전통음악 교육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전통음악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다.


정예훈 / 프리랜서 (사진 서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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