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충청북도 공예품대전 금상 김기종씨

청아한 푸른빛에 시선을 빼앗긴다. 붓으로 칠해 놓은 듯 한 색감위에 금으로 쓰여져 있는 훈민정음.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식기에 고귀한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2015 충청북도 공예품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김기종 작가의 ‘아름다운 한글’이란 작품은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간다.
“항상 식사를 하면서 쓰는 그릇에 우리가 항상 쓰는 훈민정음, 한글을 접목시켰습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편하게 쓰고 있는 익숙함 속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두 가지 다 꼭 필요한 것들이니까요.”
김 작가는 그 동안 공예대전에서 은상, 동상, 장려상 등 고르게 상을 받다가 이번에 제일 큰 상을 받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마냥 그림 그리기가 좋았습니다. 미대 진학은 자연스러웠던 일이였습니다. 청주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화가가 되겠다던 제 꿈은 선배들이 작업하는 도예실습실에 결정되었습니다. 흙의 매력에 푹 빠져서 도예가의 길을 걷게 되었죠.”

지난 2013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가 주최한 '1회 한국예술문화명인' 도예부문에서 명인으로 선정돼 충북에서는 단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작가는 선에 집착해 오고 있다. 선의 다양성과 다변성에 민감하다.
“물체의 윤곽을 이루는 선이 아름다워야 전체가 아름답죠. 그래서 인지 유연하면서도 당당한 선의 세계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공예의 쓰임에 충실한 작은 접시 하나에도 부드러운 흙의 본질을 손끝의 움직임으로 섬세한 여성스러움과 때론 거친 남성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김기종 작가는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해오며 지역작가들의 고충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공예대전이 치러지고 나면 선정된 작품들에 대한 지원책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또 다른 작품개발을 위한 지원정책이 마련되어 우리지역에서 작업하는 것에 행복할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기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실패를 반복하며 많은 실험을 통해 완성되어지는데 우수작품으로 선정만 해놓고 실질적으로 이용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작가가 만들고 홍보하고 판매까지 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공예는 생활에서 쓰여 지는 예술작품들입니다. 쓰여 지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반감되겠죠. 선정된 작품들이 관공서는 물론 도내에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또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젊은 도예작가들도 같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충북을 넘어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게 이런 현실은 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짐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기에 꾸준한 자기발전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실험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자신이 만들어낸 작품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는 커다란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작가가 쏟아야 하는 땀을 우린 가늠하지 못한다. 다만 그 산고를 통해 탄생한 작품을 진심으로 감상하고 감동을 받는 것. 그것이 우리의 할 일일 것이다. 앞으로 충북 공예품들의 세계화를 기대해 보자.

김은지 /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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