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일을 하느라 큰아버지 댁에 다녀오지 못했다.

짧은 여유 시간에 어머니와 함께 TV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보다가 영화관에 어떻게 들어가는 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당신의 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결혼 이후 가사에 치여 여가생활을 즐기지도 못하고 정신없었다는 당신의 말, 추석 당일 하루 쉬는 상황인지라 ‘같이 영화나 보러 갈까?’라고 흘린 말에 바람 쐬고 놀러나 다녀오라신다.

작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티켓을 쥐어드렸을 때, 언제 다녀오냐며 투덜대시곤 바로 식탁 구석에 올려두셨다. 이번에도 그저 그렇게 먼지만 먹다가 버려질까 싶었는데, 주말 여유시간에 바로 다녀오신 후 너무 넓어 돌아다니기 피곤하고 헷갈렸다고 하시면서도 즐거워하시던 표정이 기억에 선하다.

바이오엑스포 티켓 두 장이 생긴다면 모른 체 식탁에 올려두고 표가 남는다고 슬그머니 말을 흘려야겠다.

한승용/대학생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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