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이 많아 거의 매일 야근 하고 주말에도 집안일과 아이들 돌보느라 나는 평일 낮에 장 볼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다행히 회사 가까운 거리에 밤 늦게까지 여는 동네시장이 있어 그 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위치도 집에 가는 길이어서 퇴 근 후 그날그날 먹고 싶은 찬거 리나 식재료를 사곤 한다. 늦은 시간에 시장에 들르기 때문에 떨 이 물건을 싼 값에 구매하는 경 우도 많이 있다. 시장에서 장만 보는 것이 아니 다. 집에 가서 해 먹기 마땅하지 않은 날은 시장 국밥집에 들러 저녁을 먹는다. 특히 요즘처럼 겨울에 먹는 국밥은 언 속을 푸 는데 더 없이 좋다. 건더기가 가득한 수육국밥을 한 그릇 먹고 나면 하루의 피로 까지 녹아 내리는 기분이다. 거기에 더해 가끔씩 국밥집 주 인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힘든 일상에 지친 나에게 큰 위 안이 되곤 한다. 회사 동료들과 회포를 풀기 위 해 야시장을 찾을 때도 있다. 다 양한 빛깔과 맛있는 냄새를 풍기 는 먹거리가 시장안의 정겨운 분 위기와 어우러져 자리를 더 기분 좋게 만든다. 나들이 나온 가족과 데이트하 는 연인들, 모임으로 떠들썩한 사람들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북 적대는 풍경 속에서 다양한 삶 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요즘 같은 추운 날씨도 녹이기 충분한 시장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과 동네의 훈훈한 정서를 느 끼기에 야시장만큼 매력적인 곳 도 없는 것 같다. 이러한 것이 야시장의 숨겨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 김창양(청주시 상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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