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순수예술 전문 하우스 콘서트홀로 개관
음악인과 관객이 소통하는 ‘빌딩 숲속 사랑방’으로

순수공연 전문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운영하는 공연세상, 정확히는 이훈희(남·41) 공연세상 대표가 일을 냈다. 그간 청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순수예술 전문 하우스 콘서트홀을 만든 것이다. 그것도 북문로 빌딩 숲속에. 100석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 북문누리 아트홀은 개관공연부터 대형 공연 수준의 연주회로 이목을 끌더니, 하우스 콘서트홀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을 십분 발휘해 무서운 속도로 클래식 팬덤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평일 오전부터 작은 콘서트홀로 종종대며 들어가는 관객들의 풍경은 이채롭기만 하다. 이쯤 되면 ‘예술의 전당’이 아닌 빌딩 안에 클래식 공간을 만든 이유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인터뷰 - 북문누리아트홀 이훈희 대표

Q 이런 소규모 무대를 만든 이유는?

A 공연세상(공연 전문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순수예술을 좋아하는 마니아층들을 위한 지속적인 공연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문화예술공간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공연장 조성이 탄력을 받게 됐다.

 북문누리 아트홀은 ‘북문로에 있는 공연세상 음악당’이란 뜻이다. 70~90석(가변석) 규모로, 클래식 전문 소공연장 겸 음악스튜디오다. 전문 아티스트와 젊은 아티스트를 위한 모든 공연과 소규모 연주회, 강연, 연주 영상 촬영 등 다양한 용도로 대관이 가능하며, 상시 공연인 브런치 콘서트, 클래식 토크콘서트, 클래식 보컬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설립 취지에 맞게 개관공연은 지역 음악인들의 무대로 문을 열었다. 앞으로 우리 지역 음악인들을 모두 무대에 서게 하는 것이 목표다.

 

Q 클래식, 특히 지역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공연기획 이전에 음악을 전공했나?

A 아니다. 전공은 도시공학이다. 음악은 취미로 클래식 기타를 치면서부터 접하게 됐다. 기타로 시작된 인연으로 공연기획을 배우게 됐고, 이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필요에 의해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만들게 됐는데, 그게 공연세상이다.

 청주시립예술단 공연 티켓 예매를 시작으로 점점 인프라를 확충해 지금은 온라인 회원만 2만 5천명에 이른다. 이 중 우리 공연정보를 알림 메시지로 받는 회원이 5천 200명 정도다. 이분들이 바로 클래식 마니아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북문누리를 만든 계기를 만들어 주신 분들이기도 하다.

 

Q 3회의 개관공연 모두 매진된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매주 연주 일정으로 꽉 차 있는데, 관객들의 호응 정도가 궁금하다.

A 개관공연은 ‘지역 상생 메시지’를 담아 충북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앙상블 콰트로’를 초청해 희망 나눔 음악회로 열었다. 두 번째 공연은 정말 유치하기 힘들었는데,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피아노 리사이틀’이었다. 하우스 콘서트홀에서는 보기 힘든 무대인지라 역시 전석 매진이었다. 세 번째 공 연 ‘송영훈 첼로 리사이틀’까지 모두 성공적인 무대였다. 개관 기념 공연은 수익과 상관없이 그저 시민들에게 보답하고자 연 공연이다.

 매주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오전 11시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콘서트는 시립예술단의 브런치 콘서트에서 착안한 것이다.

 7월부터 시작한 ‘바리톤 박영진의 가곡교실’은 기초호흡법부터 발성법, 이탈리아 칸쵸네 배우기 등 성악도 배우고, 초대 성악가 연주도 들을 수 있는 기회다. 합창단 활동을 하는 사람들, 교회 성가 대원들이 많이 오신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강진모의 토크 콘서트’ 엔 우리 지역 예술인을 집중 조명하며, 그들의 음악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다. 강진모 충북음악협회 회장님의 진행으로 지역 음악인들과 관객들이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어 의미가 깊다.

 목요일 오전을 책임지는 ‘김병재의 뮤직 데이트’ 도 유쾌한 곡 해설과 실력파 연주자들의 무대로 만들어진다.

 

Q 지역 예술인들 외에 무대에 세우고 싶은 연주자나 공연은 없는가?

A 내가 클래식 기타를 좋아하다 보니, 해외 유명 기타리스트를 초청해 보고 싶다. 가즈히토 야마시타나 토미 엠마뉴엘이 우리 무대에 서는 꿈을 꿔 본다.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 공연은,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극이다. 현재 클래식 공연의 대부분은 8세 이하 어린아이들이 입장할 수 없다.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고, 또 그런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

 공연 비수기인 1, 2월에도 공연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년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때 아이들을 위한 음악극을 만들 수 있으면 좋 겠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접하고, 가까워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주 북문로에 지라한 ‘북문누리 아트홀’은 클래식 전문 소 공연장 겸 음악스튜디오다. 매주 월, 화, 목요일 오전 11시에 각각 박영진의 가곡교실, 강진모의 토크 콘서트, 김병재의 뮤직데이트 등의 브런치 콘서트를 열고 있다.
청주 북문로에 지라한 ‘북문누리 아트홀’은 클래식 전문 소 공연장 겸 음악스튜디오다. 매주 월, 화, 목요일 오전 11시에 각각 박영진의 가곡교실, 강진모의 토크 콘서트, 김병재의 뮤직데이트 등의 브런치 콘서트를 열고 있다.

Q 끝으로 아직 북문누리 아트홀을 모르시는 도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하우스 콘서트홀의 최대 장점은 대규모 공연장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과 전율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끊을 수 없는 만족감이다. 한 번 오신 관객이 계속 티켓을 끊는 이유다.

 그래서 연주자들도 큰 공연장보다 더 많은 부담감을 갖고 서는 곳이 하우스 콘서트홀이다.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 글 정예훈, 사진 육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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