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의 ‘독서왕’은 누구일까? 최고의 ‘시인’은 누구일까? 이런 질문에 사실 정해진 정답이 없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물이 있다. 독서왕이며 동시에 조선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 받는 ‘백곡 김득신’이다. (풍속화가 김득신과는 동명이인이다)

김득신의 본관은 안동으로, 시(詩)와 술을 통해 풍류를 즐긴 인물이다. 평생을 가난한 시인으로 살고 바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로 노둔한 사람의 대명사였던 그가 어떻게 시인이 될 수 있었을까?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율리에는 조선 중기의 시인 ‘김득신의 묘’가 있는데 좌구산 자락에 명당으로 불리는 이 땅에 김득신의 아버지도 함께 묻혀있다.

김득신의 아버지는 조선 중기 최대의 점술가이자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남봉 ‘김치’다. 마치 맹자와 맹자어머니의 일화처럼 김득신과 김치 부자 사이에도 감동적인 일화가 있다.

김득신은 어려서 천연두를 앓아 또래에 비해 지각이 발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을 질책하기보다 격려했는데 그 중에서도 ‘독서’를 강조했다고 한다. 김득신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책을 수없이 반복하여 읽었다고 한다. 웬만한 책들은 1만번 이상 읽었고 그중에서도 사기열전 중 백이전은 1억 1만 3천 번을 읽었다고 한다. 자신의 서재를 오죽하면 억만재라고 이름 지었을까.

김득신은 책읽기에 평생의 힘을 썼던 인물이다. 그는 타고난 재능보다 멈추지 않는 노력으로 자신의 삶의 문장을 완성한 시인이었다. 그가 최고의 문장가로, 시인으로서 살 수 있던 것은 책읽기의 의미를 생각한다. 한 번 읽기도 쉽지 않은 요즘 1억번이 넘게 읽으며 하얗게 밤을 지새웠을 김득신을 떠올린다.

龍湖(용호)

作 김득신

古木寒雲裏(목한운리)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있고

秋山白雨邊(추산백우변) 가을 산에 소나기 희뿌였네

暮江風浪起(모강풍랑기) 저물어 가는 강에 풍랑이 일어

漁子急回船(어자급회선) 어부가 급히 배를 돌리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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