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산성 동북쪽 성벽

전 문화재청장이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작가는 우리나라의 800개 산성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을 5개 꼽았다. 많은 산성 중에 어느 산성이 추천 리스트에 올랐을까. 면면은 다음과 같다.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 경북 상주의 견훤산성, 충북 충주의 장미산성, 충북 청주의 상당산성이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 5개의 추천리스트 중 4개가 충북지역인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충북지역이 역사 속에서 또 한반도에서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했다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산성이 위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군사적, 전략적 요충지였던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위의 5개 산성 중, 충주 중앙탑면에 위치한 ‘장미산성’은 이름부터 꽤나 낭만적이다. 과거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산성은 사적 제400호로 지정되어 있다. 백제, 고구려, 신라를 거치며 각 나라의 요충지를 방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장미산성은 왜 장미산성으로 불렸을까? 장미산에 있어서 장미산성이기도 하지만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보련’과 ‘장미’라는 남매가 성 쌓기 내기를 했는데 남동생인 장미가 이기게 되어 그 이름을 따 ‘장미산성’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는 장미라는 장수가 쌓았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장미산성의 해자는 다른 산성들에 비해 독특하다. 보통 성의 둘레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도랑이 있는데 이를 해자(垓子)라고 한다. 장미산성에는 천연의 해자역할을 하는 남한강이 있다.

전체 2,040m에 이르는 웅장한 성벽을 보면 옛 중원지역에서 가졌던 장미산성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1992년 성 안에서 발견된 토기와 기와 조각들을 연구자들이 검토한 결과 백제, 고구려, 신라가 차례로 이 성을 차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삼국 중 백제는 오래전부터 성을 건축했기에 지리적 요소에 맞는 성 쌓기 기술을 발휘했는데 예를 들어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성벽을 쌓기도 했다. 여튼 백제의 축적된 축조기술이 집약된 곳이 바로 ‘장미산성’이다.

장미산성의 성벽은 흙을 다져서 올리는 기법이 아니라 처음부터 지을 때 그 위에 돌로 쌓아 다른 산성에 비해 튼튼하다. 그렇기 때문에 천년이 넘도록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산성을 거닐다보면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산성이 많은걸까 생각도 든다. 아마도 전쟁을 일으키기보다 침략을 당한 쪽이 훨씬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성의 안과 밖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 지금의 이 땅과 역사를 후세에 남겨준 이름 모를 선조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낀다.

이 기 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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