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밤에도 마치 낯처럼 빛이 난다. 빛은 우리가 생활하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밤의 조명들은 때론 거슬리기에 커텐을 닫고 눈가리개를 하고 자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일부러 만든 인공조명들, 특히 도심지는 지나치게 많은 광고조명이나 네온사인, 가로등이 넘쳐 이를 ‘빛 공해’라고 부를 지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충북은 별을 보기 좋은 곳 중에 하나다. 도심을 제외한 시군구는 비교적 어두워 별빛을 감상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얘기다. 별을 전문적으로 보기 위해 천문대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빛 공해’ 여부가 중요하다. 충북의 광범위한 지역에는 많은 천문대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가까운 단양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소백산 천문대’가 증평에는 ‘좌구산 천문대’, 충주에는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등이 있다.

인간이 우주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 멀리서 오는 빛이 몇 백 년, 몇 천 년이라는 시간을 빛의 속도로 달려와 지금 나의 눈과 닿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니 말이다. 100년도 살기 힘든 인간의 시간은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얼마나 초라한가,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그렇지만 위대한 존재일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미치다보면 자연스레 지적호기심이 발동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크기에 대해서 말이다.

미처 다 느낄 수도 없는 우주의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인류가 발사한 무인우주선 ‘보이저 1호’가 좋은 예다.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77년 9월 5일, 발사된 보이저 1호의 속도는 총알 속도의 17배인 초속 17km다. ‘시속’이 아니다, 분명 ‘초속’이다. 이 속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왕복 800km를 약 47초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인 셈이다. 지구 둘레 4만km도 순식간이다. 한 바퀴 도는 시간이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보이저 1호는 현재 인류가 만든 물체 중에 가장 빠른데 그렇게 무시무시한 속도를 가진 보이저 1호가 지난 2013년 발사 후 36년이 지나서야 겨우 태양계를 탈출했다고 한다. 아직도 임무를 수행 중이며 별이 태어나는 곳으로 알려진 ‘성간’을 지나고 있다.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언젠가 저 빛나는 태양도 수명을 다하게 된다고 한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일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때가 되면 높아지는 에너지와 중력에 의해 태양은 더욱 커지고 타올라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이 흡수된다고 한다. 삶과 죽음은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법칙이 아니다. 모든 생명, 모든 별들도 언젠가 끝이 있기 마련이다. 우주에 비해 너무나 짧고 덧없는 삶이지만 날마다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기적인지 생각한다. 오늘도 불을 끄고 별을 켜기 위해 우주로 눈을 돌린다.

이 기 수 / 충청북도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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