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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산책] 가을비
함께하는 충북  |  chungbuk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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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5: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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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고) 월정 이 종 훈

생각에 젖는 밤엔
귓가에 대 이는 소리
산 구비 여울목을
돌아드는 귀뚜리도

하늘 땅
하나가 되어
가슴 속을 적십니다.

붓 끝에 불을 쓰면
글자마다 목숨이고
흥건히 고여 오는
정적은 호수만 같다

창 밖에
그림자 하나
흰 웃음을 짓습니다.


[시인 소개]
고. 이종훈 시인(1931-2003)은 충북 제천 한수면 출생으로, 호는 月汀.
시조문학과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2003년 제천시 영천동장을 끝으로 34년간의 공직생활 마무리.
‘불러야할 이름 있네’ 등 7권의 시조집과 편역집 [제영] [의병시가초]를 출간.
충북시조문학회, 내제문화연구회,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행우문학회부회장, 제천문학회회장 역임
충북문학상과 제1회한국시조비평문학상 우수상, 제7회 강원시조문학상을 수상.

[작품 해설]
가을비! 가만히 되 뇌이기만 해도 깊은 생각에 젖어들 것 같은 가을밤입니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잠 못 이루다 귀뚜라미 울음소리마저 하나가 되어 속절없이 가슴을 적시는 날엔, 귓가에 사그락사그락 대 이는 소리 들릴 듯합니다. 유학과 불문에도 조예가 깊어 말년을 정방사(淨芳寺)에서 보낸 시인은 이 시기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이 시조도 그 중 한 편으로, 속속 조여 오는 병마 앞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고 시어마다 불같은 목숨을 실어 한 수 한 수 지어 올렸지만, 가을비에 젖어 흥건히 고여 오는 만평 호수 같은 정적은 떨쳐내지 못했나 봅니다. 하지만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이 하나임을 치유와 수양으로 보여준 시인의 마지막 모습은 ‘창 밖에/ 그림자 하나/ 흰 웃음을 짓습니다.’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윤 현 자 /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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