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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의 "내 고향 잠복근무" ⑤
함께하는 충북  |  chungbuk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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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9  14: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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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터미널 다방 / 낮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는 터미널 인근 다방. 사람도 별로 없다.
춘봉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타나는 반장.

반장 어휴, 아버님. 제가 늦었습니다.
춘봉 아녀아녀. 바쁜 사람 오가게 해서 내가 미안혀...

엉덩이를 실룩거리고 껌을 쫙쫙 씹으며 다가오는 다방 마담.

마당 반장님 오랜만이다. 왜 이렇게 뜸해? 요즘 바빠?
반장 (춘봉 앞이라 당황) 아니, 뭘 자주 온다고...
(급 화제전환) 아버님, 차 한 잔 드시죠.
춘봉 혹시... 인삼차 있을란가?
마담 인삼차...? 그런 거 요즘 안 파는데요.
춘봉 몸에 좋은 건데 왜...?
마담 (껌 쫙쫙) 몸에 좋으면 뭐해. 맛이 없는데 맛이.
요즘 사람들 그런 거 안 먹어요. 아메리카노 이런 거 먹지.

(시간경과)
앞에 놓아진 아메리카노 커피를 떨떠름하게 쳐다보는 춘봉.
반장에게 옆에 놓인 진삼 한 박스를 건넨다.

반장 어휴, 뭘 또 이런 걸 다... (싫진 않다) 지난번에도 잘 먹었는데...
춘봉 우리 대삼이 땜에 고생이 많지?
반장 고생이랄 것 보다는 분위기가 요즘... 연락드린 대로 이번에 큰 거 하나 터뜨렸거든요.
춘봉 (고개 끄덕) 그놈이 원래 진득하지가 못해. 근성도 없구.
어미 없이 내가 막 키우다보니 늘 지 멋대로고.
반장 에휴, 그런 말씀 마세요. 강력반 한다는 게 보통 쉬운 일인가요.
춘봉 그래서 말인데... 대삼이 그넘아를 잠깐 내려오게 해야 쓰겄어. 아 뭐, 그런 거 있잖여. 발령. 파견. 전출. (가슴을 치며) 내가 죽기 전에 제대로 한 번 가르쳐 보고 싶어서 그려.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지.
반장 뭐 저도 그러고 싶긴 한데....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만 청원을 할 수 있는 거라.
춘봉 정당한 사유야 있지. 뉴스 안 봤어? 요즘 인삼도둑놈들이 기승을 떤다는데 우리 진삼리도 누가 지켜야 할 거 아녀? 마을엔 경찰이라곤 한명도 없는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반장.

2. 경찰서 회의실 / 저녁

작은 회의실에 앉아 반장의 브리핑을 듣고 있는 강력반 형사들.
정 중앙에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 경찰서장도 보인다.
지난번 일 때문에 대삼은 한쪽에 눈치 보며 앉아있다.

반장 조사 결과 마약 반출의 유통로가 불법 인삼 반출로와 일치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아마도 천광일을 비롯한 마약범들이 중국으로 밀반출에 이 유통로를 이용하는 듯하다. 현재 천광일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지금, 우린 인삼 도둑들을 검거해 그들의 경로를 역추적한다.

지도가 그려진 차트를 넘기며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반장.

반장 지난 세 달간에 걸쳐 털린 전국 인삼밭들의 동선의 위치다. 한번 턴 지역은 다시 범행을 하지 않는 놈들의 패턴을 볼 때 남아있는 인삼 지역은 바로 이곳 전남 상황리! 여기 경남 송해리! (힘주며) 그리고 이곳 충북 괴산군 진삼리!

진삼리라는 말에 깜짝 놀라는 대삼.

반장 특히 이곳 충북 진삼리는 현재 파출소도 폐쇄된 상태로 놈들이 타겟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대삼 (자기도 모르게) 에이, 그럴 리가...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자 당황한 대삼. 나설 때가 아니지 하고 다시 입을 다무는데...

서장 그러고 보니 자네 고향이 거기랬지? 누구보다 잘 알겠군.
대삼 (당황) 네?
서장 (연기하듯) 저 정보가 확실하다면 조만간 놈들이 들이닥치겠군.
그럼 장형사는 진삼리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영등포 일대에서 밀반출 수색을 계속하지. 오늘 회의는 이상.

마치 짜고 친 고스톱처럼 일사천리로 마무리 짓는 서장. 황급히 일어난다.
대삼, 어 이게 아닌데? 하는 당황스런 표정.
서장을 따라 나가려는 반장의 옷자락을 급하게 늘어 잡는 대삼.

대삼 반장님 이게 무슨 말이에요? 진삼리로 잠복근무라니!
반장 (손을 꼭 잡으며) 대삼아, 이건 실추된 너의 이미지를 복구할 좋은 기회다. 우린 걱정 말고 가서 잠복하고 있다가 인삼 범인을 꼭 잡아 라. 그게 천광일을 잡는 거다.
대삼 (황당) 아니 말도 안 돼. 거기 도둑 안 든다니까요!
생 골짜기라 누가 찾지도 않아요.
반장 고향에서 부디 큰 공을 세워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도록.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니 아예 짐 챙겨서 내려가.

황급히 도망치듯 나가는 반장과 동료 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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