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주변의 술 마시는 사람을 보면 크게 네 가지 부류로 본다.

먼저 ‘소주파’다. 대표적인 서민의 술로 ‘소주 한 잔에 삼겹살’은 단골 회식메뉴 중에 하나다. 아무도 ‘맥주 한 잔에 삼겹살’을 먹자고 하지 않는다. 소주는 값도 싸고 조금만 마셔도 취기를 느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술자리에서 자주 자리를 비우기 곤란한 경우가 있다. 소주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다녀오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부담 없는 서민의 술이지만 마시다보면 나도 모르게 훅 가는 수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동안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대부분 주당이 많았다. 그들은 섣불리 안주를 먹지 않는다. 또한 다른 술을 허락하지 않는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리듬과 속도가 있다. 반 모금만 마시거나 한 템포 쉬어가는 스킬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맥주파’다. 맥주는 무난하다. 소주에 삼겹살이 있다면 맥주에는 치킨이 있다. 맥주는 여러 가지 주류와 조합이 가능하여 선호도가 높다. 특히 샤워를 한 이후에 가볍게 한 캔을 마시거나, 야구장에서 마시는 맥주가 가장 맛있다. 맥주는 소주에 비해 비싸지만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좋다.

그러나 역시 단점이라면 쓸데없이 배가 부르거나 화장실을 들락 날락 해야 되는 점이다. 최근에는 수입맥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에 가면 1만원에 4캔, 6캔 하는 수입맥주 코너가 있다. 여러 가지 향을 넣은 맥주도 많아 여성들에게 인기도 높지만 마시고 취하는 것은 수입이나 국산이나 똑같지 않은가.

세 번째로 ‘막걸리파’다. 앞의 소주와 맥주에 비해 주변에 막걸리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막걸리는 날씨에 따라 많이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역시 막걸 리가 생각나는 날은 비 오는 날이다. 바늘에게 ‘실’이 있다면, 막걸리에게는 ‘전’이 있다.

특히 비 오는 날의 막걸리와 전은 환상의 궁합이다. 먹을 때는 부담 없고 값도 비굑적 저렴하고 쌀로 만들었기 때문에 배도 부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음 날 일어났을 때 다른 술에 비해 숙취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다.

마지막으로 ‘와인파’가 있다. 앞의 맥주를 가리켜 “인간이 빚은 최고의 술”이라고 한다면 와인은 “신이 빚은 최고의 술”이라고 말한다. 과연 와인은 다른 주류에 비해 숙성의 차이, 시간의 깊이가 남다른 술이긴 하다. 단 와인은 소주, 맥주, 막걸리처럼 가볍게 마시기에는 부담스럽다. 값도 부담스럽지만 와인에 대해 잘 모르면 좋은 와인인지 나쁜 와인인지 분간이 안 된다. 와인의 고수들은 만약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이 있다면 좋은 와인부터 마셔보라고 한다. 그래야 어떤 와인이 나쁜 와인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와인의 길은 어렵다. 어떤 와인은 쓰고, 어떤 와인은 달고, 어떤 와인은 갓 딴 신선한 포도로 만들었고 어떤 와인은 오랫동안 숙성시켰다고 한다. 마시기 전에 공부가 필요한 술이다. 와인에 어울리는 생선이나 육류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도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와인으로 유명한 유럽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대표적인 와인의 산지다. 지중해의 풍부한 햇살과 카르스트 지형(karst, 침식된 석회암석 대지)의 토양이 와인을 만들기에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각 도시는 자체적인 브랜드로 도시의 이름을 딴 와인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와인의 산지가 어디일까?

대한민국에는 ‘충북 영동’이 있다. 영동은 충북 최남단에 위치한 곳으로 전국 최대의 포도 재배 면적지를 자랑한다. 전국 포도생산량의 12.8%를 차지할 만큼 많은 농가가 포도를 재배한다.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포도를 재배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영동포도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영동군에서는 매년 포도축제를 열고 있다. 마침 오는 8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영동포도축제’가 열린다. 행사에는 포도 따기, 와인 족욕, 포도낚시, 국악공연 및 마라톤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한다.

영동은 과일의 성지다. 포도 외에도 사과, 배, 블루베리 등의 과일도 유명하다. 영동을 찾는다면 맛있는 과일을 많이 맛볼 수 있다. 값 비싼 수입산 와인보다, 우리 땅에서 자란 영동 와인이 우리 입맛에 맞을지 모른다. 여름이 가기 전에, 대한민국 최대 포도 주산지 충북 영동에서 싱그러운 포도향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물론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한다.

이기수 / 충북SNS서포터즈

저작권자 © 충북도정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