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영화를 보면 특정 음식이 끌릴 때가 있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데낄라와 레몬, ‘아이언맨’의 치즈버거‘가 그렇다. 그럴 때면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오락만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를 자의든 타의든 흡수하는 건 아닌가 사뭇 경계심이 든다. 그들의 감성이 듬뿍 담긴 영화를 보고 그들이 만든 햄버거를 자연스럽게 먹고 그들이 만든 영화주인공의 피규어를 비싸게 사서 거실에 전시해놓는 것이 단지 취미나 취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작 우리의 전통문화를 잃어버리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문화로 잠식당한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헐리웃의 영화산업은 무기산업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산업이다. 무기는 분쟁지역에 주로 판매하지만 영화는 분쟁지역이든 아니든 어디든 판매와 소비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천문학적인 수익성은 차치하더라도 미국이 갖고 있는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인프라와 활용성은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콘텐츠가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를 통해 부가가치가 극대화된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2차, 3차 콘텐츠로 만들어지며 다양한 상품으로 파생된다. 충성고객층을 확보하면 후속타는 시작도 전에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모두가 입을 모아 ’문화‘와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사실상 한류를 제외하고는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춘 문화나 콘텐츠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4차산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원천, 즉 ’콘텐츠‘의 확보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는 “미래는 이미 다가왔고 단지 널리 퍼지지 않았다”고 하지 않던가!

정부는 이런 콘텐츠를 집중육성하기 위해 ‘콘텐츠 코리아랩’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코리아랩은 정부가 아이디어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융복합 콘텐츠를 개발, 문화산업 특화, 창업환경 개선 등 스타트업 기능을 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는 서울 대학로, 인천, 광주 등 전국 9개 지역에 설립 운영 중이다.

최근 충북에도 ‘콘텐츠 코리아랩’이 조성된다고 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시 내덕동 첨단문화산업단지 내에 올해부터 5년간 국비 50억 원 등 총사업비 115억원 의 예산으로 충북콘텐츠 코리아랩이 조성되는 것이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은 교육콘텐츠의 ‘키움센터’, 공예디자인의 ‘만듦센터’, 공연예술의 ‘울림센터’, 영상콘텐츠의 ‘돋움센터’ 등 4개의 핵심콘텐츠와 시설을 운영한다. 상상력이 창작으로, 창작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충북콘텐츠 코리아랩’을 통해 지역의 많은 창작자들의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충북, 충북의 다양한 문화원형들이 세계로 수출되는 날을 꿈꾼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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