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이하여 ‘옥천묘목축제장’을 다녀왔다. 두 손 가득 묘목을 들고 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아 보기 좋았다. 행사장 한 켠에는 무료로 묘목을 분양했는데 이것을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각종 공연, 특색 있는 체험관, 먹거리들이 많은 축제였지만 주인공은 ‘묘목’이었다. 묘목특구답게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을 갖춘 묘목이 많은 곳이다.

1999년 ‘이원과수묘목감사축제’로 개최됐던 전국 최초의 묘목축제는 벌써 18회차를 맞이하는 충북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옥천은 묘목의 도시, 삼림의 도시, 자연의 도시다. 시내 곳곳과 교외로 가는 입구마다 옥천이 왜 묘목의 도시인가 알게 해준다.

묘목특구로 지정된 옥천인만큼 묘목의 생산과 유통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국 유통량의 70%,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80여년의 전통기술 축적으로 우량묘목을 생산하고 있으며 관련종사자만 해도 전문재배농가가 142호, 판매농원이 130개소에 이른다.

옥천은 전지역의 80%가 사질양토로 묘목생산의 최적지로 손꼽는다. 사질양토란 진흙이 비교적 적게 섞인 보드라운 흙을 말한다. 옥천의 지명에 붙은 ‘옥(沃)’은 ‘기름지다’, ‘비옥’하다를 뜻한다. 비옥한 토지를 갖추었기에 묘목특구로는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것이다.

기후는 어떠한가, 국토의 중간에 위치하여 기후조건과 교통여건도 묘목이 잘 자라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마치 어머니의 품 같이 편안하고 따스한 느낌을 자아내는 고장, 정지용시인의 향수 속 풍경처럼 꿈에도 보고 싶은 고장인 것이다.

전시해놓은 묘목은 쓰임과 모양새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작년에도 구입했던 향기 좋은 천리향 묘목을 이번에 하나 더 구입했다. 어른이 될수록 나무와 꽃이 좋아진다. 아직은 잔디밭을 갖춘 집이 아니라 베란다에서 키울 뿐이지만 언젠가 내 집 앞 마당을 푸르게 가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세심한 주의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사람은 자연과 가까웠을 때 여유와 행복을 느낀다. 자라나는 내 자녀에게 연필보다 보드라운 흙을 만지게 해주는 것, 옷과 먹거리가 아닌 나무를 고르고 심게 해주는 것, 날마다 관심을 기울이고 때에 따라 물과 비료를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식목일에는 자녀와 함께, 연인과 함께 나무를 심어보자. 나무를 심는 것의 다른 말이 있다면 ‘희망을 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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