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소반 맥 끊어지지 않도록 전수관 생겼으면...

우리지역의 전통소반_개다리 소반이라 불리는 충주소반

▲ 충청북도 명장 1호- 목칠분야-중원공방 대표 박근영씨

식탁과 테이블 문화에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소반’이란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작고, 낮은
전통 상이라고 하면 알아들을까. 우리 일상생활 속에 식탁문화가 자리 잡기 전까진 소반은 오래전부터 내려 온,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용품이었다.

소반은 식기를 받치고 옮기는 기능의 쟁반이면서 그대로 상이 되도록 긴 다리를 달고 있다. 일반적인 크기는 너비가 60cm 이내이며, 생산지에 따라 나주반, 해주반, 통영반, 안주반, 충주반 등으로 나뉜다. 생김새에
따라서는 4각반, 6각반, 8각반, 12각반, 원반, 연엽반, 반월반 등으로 구분되며, 모양이 특이한 것은 별반이라고 부른다. 소반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은행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오동나무 등으로 튼튼하게 짜 맞춰
만든다. 다리는 안정감을 주는 운각을 끼웠는데, 구족, 마족, 호족 등으로 장식한다. 여기에 장식효과와 목재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생칠, 주칠, 흑칠, 유칠 등을 칠한다.

소반은 1992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로 지정됐으며, 기능보유자에 고 이인세 선생과 통영소반장 추용호, 나주소반장 김춘식 등이 있다. 상의 다리 모양이 개의 다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개다리소반, 또는 구족반이라고 불리는 충주반은 조선시대 후기인 19~20세기에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테이블 문화에 소반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나주반, 통영반 등이 전통 반으로서 명맥을 잇는 것과 달리 충주반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런 안타까움을 안고 충주반을 잇고자 나선 이가 바로 오늘 만난 박근영 씨(중원공방 대표)다.

가업을 이어 목공예를 하고 있는 박 씨는 문화재수리기능(한식목공) 5970호, 건축목공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충주소반 연구소장과 충주시 공예협회장을 맡고 있다. 젊어서는 전통가구를 했지만 소반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충주소반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긴 이후엔 소반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충주소반으로 2015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특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7월 충주박물관에서 ‘장인의 손으로 되살아난 충주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일본에서 열린 한일 학술대회에선 충주소반을 발표해 우리 지역의 자랑스런 전통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Q 언제부터 목공예를 시작했나?

A 부친이 전통가구를 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꾸 눈으로 보고 (아버지를)도와 주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심부름도 하고, 나무도 나르게 되고…. 열여덟인가 열아홉 살에 부친 몰래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본선까지 진출해 5등을 했다. 당시 내 출전번호가 14번이었다. 그 이후로 군입대를 하고, 제대 한 다음부터 부친과 함께 전통가구를 했다. 부친도 소반을 만들었다

Q 소반에 마음을 두는 이유가 있나?

A 통영소반만 해도 소반 문화제를 열고 자기네 전통소반을 홍보하는데, 충주소반은 충청도를 대표하는
것인데도 그렇지 못하다. 내가 마지막 전수자다. 다음을 잇는 사람이 없으면 잃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안타깝다.

충청도 소반은 내륙에 있다 보니 다른 지역 소반과 달리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창적으로 내려온 것이다. 후진양성의 길이 생기길 바란다.

Q 충주소반의 특징은 무엇인가?

A 충주소반은 개다리소반의 일종으로 12모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 소반은 직사각형이다. 12각이나 개다리 모양은 우리 조상들의 민간신앙에서 나온 것이다.

김삿갓 시인의 시구에도 개다리소반이 등장한다. 곡선이 화려한 호족반에 비해 각을 넣은 다리가 둥글게
벌어지면서 발끝이 안쪽으로 굽어져 반을 지탱하는 힘이 강하다. 그리고 소박함과 단아함이 있다.

재목은 은행나무이다. 은행나무는 음식 냄새에도 좀이나 벌레가 슬지 않으며 흠이 잘 생기지 않는다. 소반은 한 사람이 하나의 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크기가 작다. 이런 점 때문에 겸상문화가 생기면서 독상문화인 소반이 소멸되기 시작한 것이다.

Q 앞으로 소반작업에만 매진할 것인가?

A 충주소반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려고 한다. 힘이 없어 작업을 못하는 순간까지 충주소반을 만들고, 또
충주소반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충주소반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누구나 와서 배울 수 있는 전수관이 생겼으면
한다. 올핸 개인전 뿐 아니라 전국공모전, 지역전시회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하려고 한다. 일본에도 갈 계획이다. 서울에서도 전시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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