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이하여 마트로 장을 보러나가면 꼭 들르는 코너가 있다. 바로 ‘향신료’코너다.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각종 허브, 후추. 월계수잎, 페퍼민트 등의 향신료가 눈길을 끈다. 한 나라의 음식문화란 대개 향신료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어떤 향신료를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자주 먹던 한식이 질리면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향신료를 더해 요리를 하곤 한다. 청양고추만큼이나 매운 ‘페퍼론치노’, 지중해요리에 어울리는 향긋한 ‘바질’만 있어도 손 쉽게 독특한 느낌의 서양요리를 뚝딱 만들어낸다. 향신료가 부리는 일종의 마법인 셈이다.

지금 시대에 가장 흔한 향신료 중 하나는 ‘후추’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이 후추가 원래는 ‘검은 황금’이라고 불린 것을 아는가? 후추 한 알이 진주 한 알만큼의 값어치를 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우리에게는 신대륙을 찾아 나선 저 유명한 콜럼버스도 사실은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나선게 아니라 인도를 찾아(후추를 찾아)떠난 항해였다고 한다. 향신료의 보급이 곧 개척의 역사인 셈이며 전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후에 약탈과 식민지화, 전쟁을 일으킬 만큼 부의 상징이었고 희귀했던 향신료, 현재에도 향신료를 비롯한 식물자원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다양한 식물자원을 보유한 나라, 독특한 종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독점적으로 파는 ‘씨앗로열티’등을 통해서 말이다. 우리가 흔하게 먹고 ‘신토불이’라고 자부하는 농산물 중에는 우리 땅에서만 자랐지 종은 매년 수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제 한 나라의 경제력은 ‘먹거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많은 투자와 개발을 통해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지역적으로 최우선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충북도에는 식물의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보전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미동산 수목원’이다. 일찍이 식물유전자의 가치를 지속시키고 연구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로 선진임업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보급하고 있으며 산림병해충 피해방제를 위한 연구를 병행하며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식물이 우리의 미래다. ‘황금’보다 ‘씨앗’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다. 지역과 기관의 역할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먼저 우리의 식탁이 더 이상 값싼 수입산 농산물에 의존하지 않아야겠다. 값싸고 양 많은 것을 가치로 삼지 말고 제철에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갖춘 농산물을 구매하고 섭취하도록 해야한다. 각 가정에서 올바른 식습관과 식문화를 만들어 냈을 때 더 많은 식물자원의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기수 /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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