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 때 쯤 체내에는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다름 아닌 '우울감'과 관련된 호르몬이다.

우울감을 숫자로 표시하는게 적절한지 의문이지만, 가령 여름에는 우울감의 수치가 1이었던 것이 가을겨울에 접어들면 5정도는 올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괜히 낙엽을 밟고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호르몬의 분비가 일으킨 조그만 감정의 변화일 수 있다!

우리가 감정이라고 느끼는 것의 대부분은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뇌 속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강력하게 분비된다. 도파민은 쾌락과 흥분,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반면 중독성이 심하다. 도파민은 사랑하는 감정 외에도 흡연, 음주, 마약, 도박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도파민에 중독 될수록 더욱 많은 양의 도파민을 필요로 하며 종국에는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

앞서 호르몬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긍정적인 작용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테면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은 ‘신뢰’와 ‘사랑’에 관한 호르몬이다. 누군가 나를 위로하거나 지지해줄 때 도파민보다 더욱 강력한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불러오는 것이다. 힘내라고 말해주는 가족의 응원, 바쁜 와중에도 어려운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직장동료의 우애를 통해서도 ‘옥시토신’은 분비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집에서 분리수거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해보길 권한다. 가족의 사랑과 옥시토신이 주는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호르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호르몬의 분비가 달라지기도 하고 호르몬에 따라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나빠질 때도 있으니, 호르몬의 다른 말은 ‘뇌의 착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호르몬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얼마든지 우리의 환경을 바꾸고, 우리의 뇌가 의도된 착각을 할 수 있게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 좋은 곳이 많다. 충청북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지정한 ‘밥맛 좋은 집’을 찾아 가보거나 물 좋고 공기 좋은 괴산의 ‘산막이 옛길’, 보은의 ‘세조길’을 걷는 것으로 말이다. 긴 겨울동안 몸과 마음을 지배했던 우울한 호르몬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입맛을 돋구는 호르몬들이, 인생에 힘을 얻게 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호르몬들이 대체되길 소망한다.

충북SNS서포터즈 이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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