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할 때 유독 예쁜 단어들이 있다. 이를테면 아기, 사랑, 우정 같은 단어들 말이다.
어떤 단어들은 마음에 품고 있을 때보다 직접 말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데 아마도 입안 속 혀의 움직임이 주는 느낌이나 소리 내어 읽을 때의 어감 때문 일 것이다.

충북에도 발음 할 때 아름다운 지역이 있다. 충북의 18개 시군중 개인적으로는 단연 '보은'을 으뜸으로 꼽는다. 몇 번 소리 내서 말하다보면 보은이라는 단어가 주는 여운이 남는 분위기, 그리움 가득하고 청정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보은의 한자어는 갚을 '보(報)'에 은혜 '(恩)'이니 뜻풀이를 하면 은혜를 갚는 고장이라는 뜻이 된다.

사람의 기질은 그 지방의 기후와 토양과 연관되어있음을 뜻한다고 한다. 그 예로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서의 첫 장면은 이탈리아의 각 지역을 돌아다니고 그곳의 땅을 이루는 성분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괴테의 모습이 나온다.

이것을 볼 때 어떤 고장을 알아보고 싶다면 먼저 그 고장은 어떤 기후를 갖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먹거리가 나오는지 그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품은 어떨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각박한 세상에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 흔한데, 반대되는 뜻을 가진 보은의 의미를 생각한다. 충북에서도 손꼽히는 자연환경을 갖는 고장에 당연히 악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선한 마음씨와 성품이 있으니 은혜를 반드시 갚는 고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닐까

보은은 최근 충북에서도 여행의 요충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 스며들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나 주 5일제라는 환경에서 여행지로는 보은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명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 조성된 세조길도 관광과 역사를 결합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곳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이곳 보은의 특산품으로 만들어낸 먹거리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가을이 오고 추석이라는 대명절을 지나며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해의 말미에는 고마웠던 사람을 생각한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바람을 쐬러 충북 보은을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은혜를 갚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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