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 벚꽃 피는 무심천에 관한 단상을 글로 적었던 것은 같은데 계절은 완연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고, 후덥지근한 나날이 밤까지 계속되고 거리의 나무들은 초록빛깔로 옷을 갈아 입은 걸 보니 과연 여름이다.

모든 계절마다 저마다의 분위기와 이름을 갖고 있지만 여름처럼 상반되는 이미지로 채워진 계절이 있을까 싶다. 봄은 따뜻하고 가을은 선선하고 겨울은 춥다지만 여름은 시원함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단어 아니던가.

여름날의 갑작스럽게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 차량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들, 바닷가의 시원한 파도소리, 모래사장에 누운 비키니의 여성들,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과 그 순간 생각나고 간절해지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까지 극과 극을 달리는 온도의 이미지들이 ‘여름’이라는 단어에 있다.

여름을 소리 내어 부르면 입이 닫혔다가 열리게 되는데 기분이 좋아진다. 여러분도 여름을 소리 내어 읽어보시라.

며칠 전 점심시간에 헬렌니어링, 스코트 니어링이 공동으로 쓴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도시를 떠나 귀농의 삶을 선택하기 위해 어떤 지역에서를 살 것인가를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다. 부부는 대체적으로 아주 춥거나 따뜻한 곳은 배제하였는데 그 연유가 흥미로웠다. 아주 남쪽과 북쪽은 기후에 따라 긴장의 끈을 놓고 마냥 평화롭거나, 그 반대로 너무 긴장하거나 추위, 배고픔의 극단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부는 결국 사계절의 변화가 많은 곳을 선택하게 된다.

부부의 선택이 흥미롭다. 모든 계절에는 이유가 있으니 찾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만 되면 여름이 싫다는 사람이 많고 더워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사실 여름이 있어 계절은 조화롭고 생명체들은 보다 깊게 뿌리내리며 강해지고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조화로운 계절이나 조화로운 삶이란 다양한 온도와 습도가 공존하는 삶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어떤 현상이나 우리에게 닥치는 운명들이 단지 하나의 뜻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여름은 가장 덥지만 가장 시원한 계절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광고 카피에서도 여름이 좋은 이유는 어딘가에 시원함이 있다라고 하지 않던가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진 충청북도에는 비록 바다는 없지만 계곡이 있어 도민들의 더위를 피하게 해준다. 화양구곡으로 유명한 충북 괴산이나 송계계곡으로 유명한 충주, 영동의 물한계곡, 보은의 만수계곡들은 오히려 바다보다도 더 시원하고 깨끗한 곳이다.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 더위 속에 에어컨은 잠시 꺼두고 시원한 계곡으로 놀러가보자. 계곡물에 수박도 담가 놓고 발도 담그다보면 한 여름의 더위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계곡과 넉넉한 인심이 있는 충북으로 오길 바란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저작권자 © 충북도정소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