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섬마을은 물이 귀하다. 비가 자주 오지 않고 근처에 식수를 조달할 샘이 전혀 없는 것이다. 육지와는 동떨어진 섬이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그런 지역에서는 항아리에 물을 담아두고 물이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한 특별한 비책이 있다고 한다. 바로 ‘개구리’를 넣어놓는 것이다. 작은 항아리 속에서 개구리가 물을 튕기면 고여서 썩을 물이 온전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참으로 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얘기지만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계절 내내 바닷물이 썩지 않고 멀쩡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염분’ 때문이다. 바닷물에는 약 3%의 염분이 있다. 전체 97%의 바닷물을 단 3%가 지켜주고 있는 셈이다.

항아리 속의 작은 개구리와 바닷물의 염분에서 느끼는 의미의 교집합을 생각해본다. 우리가 작거나, 적다고 여기는 것에는 나름의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숫자나 비율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는 너머의 것 말이다.

이를테면 1년에 한번 다녀오는 여행은 어떠한가. 여행의 백미는 '여행 중'이기도 하지만 '여행 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설레고 준비하는 과정의 즐거움이나 기분 좋은 수고로움 말이다. 몇 번의 야근을 하고 주말에 나오면서도 몇 달 뒤에 갈 여행을 생각하면 뭐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따지고 보면 1년 365일 중 고작 일주일, 열흘 남짓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바닷물의 염분만큼이나 미미하고 개구리보다 작을지 모르지만 우리 삶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황금레시피가 될 수 있다. 작은 것들이 모이고 소소한 행복들이 쌓여 삶을 지탱하게하고 꿈을 꾸게 하는 것이다.

최근 충북도는 충북경제 전국 4% 실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의도 하고 많은 공직자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언뜻보면 국내 총생산 중 4%라는 숫자가 작아보일지 모르지만 단 1%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경제적 의미를 넘어 지역의 새로운 전환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전국 유일 바다가 없이 내륙에 위치한 충북이지만 4% 경제성장을 실현한다면 충분히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려면 무엇보다 도시와 농촌, 전통산업과 신성장산업들의 균형적인 발전이 있어야 한다. 지리적인 한계를 넘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장점으로 바꿀만한 의식의 전환이 먼저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앞이보이지 않는 깜깜한 경제상황 속에 충북도의 경제성장이 머무르지 않기 위해 항아리 속의 작은 개구리처럼, 바닷물의 염분처럼 머무르지 않고 썩지 않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기수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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