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버스를 타기 위해 승강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버스가 도착하는 순간 누군가 한 두 명이 줄을 무시한 채 옆으로 돌아 들어가면서 일순간 줄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동안 줄을 서서 20분 넘게 기다린 게 화가 나고 불쾌했다.

사실 하루를 지내다 보면 담배꽁초 투기를 비롯해 무단횡단, 가래침, 불법주정차, 신호위반, 전봇대 담벼락 대문 등에 붙여놓은 마구잡이 대출 스티커 등 우리 주변에서 보는 무질서와 소위 ‘반칙’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다고 공권력을 동원해 모두 다 법대로 처리할 수가 없다. 워낙 많은 불법과 무질서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걸 죄다 법대로 하면 시민의 절반이 유치장에 감금되거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무질서는 영영 고쳐지기 어려운 것일까. 이는 법대로 해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충북도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시민정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예를 하나 들어보고 싶다.
햇빛 뜨거운 미국 아마즈나 사막 한복판 조그만 길가에는 우리나라 시골에서 봄직한 물 펌프가 하나 있다고 한다. 더운 날씨에 행인들은 목을 축이기 위해 반갑게 펌프로 다가가서 펌프 손잡이를 잡게 되는데, 그때 그 펌프의 손잡이에는 깡통이 하나 매달려 있고 그 속에는 다음과 같은 편지가 담겨져 있다.

“펌프 옆의 바위 곁을 파헤치면 큰 병에 물이 담겨져 있는데 그 물을 펌프에 다 붓고 펌프질을 하면 충분한 물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물을 다 마신 후에는 반드시 다음 사람을 위해서 병에 물을 가득 채워 마개로 꼭 막고 처음 있던 그대로 모래 속에 묻어 두십시오. (추신) 목이 마르다고 하여 병의 물을 먼저 조금이라도 마시게 되면 당신의 목은 잠시 축일 수 있어도 뒤에 오는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다.

병에 든 물은 마중물이다. 마중물은 이런 펌프의 물을 풀때 없어서는 안될 불쏘시개 같은 존재다. 만약 누군가 미리 준비돼 있는 그 마중물을 사용해 실컷 물을 퍼 마신 다음 귀찮아서 그냥 가버렸을 경우 그 뒤에는 누구도 펌프의 물을 퍼 마실수 없게 된다.

이 아마즈나 사막의 펌프 이야기는 질서와 배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일화다. 작은 일 같지만 새치기를 하지 않고 줄을 서는 일이나,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교통신호를 지키는 일, 지극히 미미한 약속이라도 나 스스로 지킬 때 사회질서가 올곧게 세워질 수 있다는 진리를 배울 수 있다. 충북도민 모두 다시 한번 우리 마음을 다잡아 실천해보자.

이영애 / 청주시 흥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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