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됐다. 옷도 이불도 책상도 비에 젖어 눅눅해졌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마음까지 꿉꿉하게 하는 장마철 평균 습도는 80~90%. 사람이 가장 쾌적하게 여기는 습도(50~55% )보다 매우 높다.

불쾌 지수란 온도와 습도의 조합으로 더운 날씨에 개개인이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7~8월에 불쾌지수가 가장 높이 올라가는데 일반적으로 80을 전후한 수치를 나타내며, 특히 장마철에는 83~84 정도를 나타낸다.

장마철 질환은 대부분 습기와 습기로 인한 각종 곰팡이균 때문에 생기므로 집안을 청결히 하고, 2~3일에 한번 보일러를 틀어 습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식중독=고온다습한 장마철엔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균이 쉽게 번식해 식중독에 잘 걸린다. 특히 고기,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의 식품에 잘 자라는 포도상구균은 여름철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여름철 식중독은 2~3일 이내에 저절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살모넬라균(우유나 계란)이나 비브리오균(어패류) 등으로 인한 식중독은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또한 장마철엔 냉장고도 믿을 것이 못된다.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한번에 모두 먹어야 하며, 식중독 균은 끓여도 죽지 않으므로 의심되는 음식은 아깝더라도 버려야 한다.

현재 기상청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식중독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장마철 평균 식중독 지수는 35~50정도로 이때는 음식을 조리한 뒤 6시간 이내에 먹어야 한다. 비가 내리는 동안엔 식중독 지수가 더 높다. 지수가 50~85면 조리 4시간 이내에, 지수가 85이상이면 조리 즉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한편 장마철엔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도 기승을 부리므로 침수된 지역에선 특히 조심해야 한다.

◇피부질환=장마철엔 곰팡이로 인한 백선증이 특히 기승을 부린다. 발에 생긴 백선증은 무좀, 샅(사타구니)은 완선, 몸통은 체부백선이라 부른다. 백선증은 습도가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옷, 이불, 신 등을 잘 말려야 하며, 피부도 항상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피부에 얼룩얼룩한 흔적을 남긴다고 해서 ‘어루러기’라 부르는 피부병은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많다. 어린이들은 얼굴, 팔, 다리 등에 물집이나 진물이 생기는 세균성 피부질환 농가진을 조심해야 한다. 어루러기는 피부 접촉을 통해 전염되므로 집단 생활시 특히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장마철에 증상이 심해지는데, 에어콘 등으로 항온 항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 밖의 질환=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 등도 많이 번식하므로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등으로 습도를 낮추고 밀폐형 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로 수시로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들은 따뜻한 물에 관절을 담그고 마사지 하거나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박용근 /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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