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대되는 국제행사가 많다.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도 그렇지만 9월 충청북도 청주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잘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행사보다 내가 살고 있고 터를 잡고 있는 이곳 충청북도에서 열린다고 하니 기쁘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무예로 하나로, 무예로 세계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은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는 61개국 2100명의 선수가 참가가 예상되는 대규모 행사다. 종목만 해도 검도, 기사, 무에타이, 삼보, 씨름, 우슈, 유도, 주짓수, 크라쉬, 킥복싱, 태권도, 택견, 합기도의 13개 정식종목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과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무예종목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연무와 기록 2개의 특별종목까지 더하면 과연 이런 대회가 그동안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무예를 한번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행사기도 하다.

무예에 대한 오해로 결투 혹은 대결만을 생각하는데 본래 무예란 정신수련에 더 의미를 둔다. 고대 로마에는 김나지움(gymnasium)이 있어 아이들의 체력단련이 필수였다. 지식 못지않게 체력도 중요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좀 다른 의미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정신과 육체를 각각 다른 개념으로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인데 당시에는 정신과 육체를 가리키는 단어도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정신과 육체를 구분할 수 없는 개념으로 본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볼 때 로마시대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의 명언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A sound mind in a sound body)”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구분을 하고 있다.

무예나 체력단련의 목적은 그 수행방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헤드페이크(head fake)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랜디포시 교수는 미식축구의 테크닉 중 하나인 헤드페이크를 ‘우회적 가르침’으로 명명하며 헤드페이크의 중요성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풋볼이나 수영은 배우려고 하는게 아닙니다. 물론 기술을 아는 것도 좋지만요.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들이 훨씬 더 중요한걸 배우기 원합니다. 팀워크, 스포츠맨십, 끈기등의 헤드페이크식 배움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르침은 어디에나 있으니 주의해서 봐야겠지요. "

세계무예마스터십도 헤드페이크로 접근한다면 좋을 것이다. 단순한 감상이나 대회가 아니라 무예를 통해 인간 신체에 대한 아름다움을, 대결을 통한 인간의지의 한계나 불확실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대회 자체가 불러오는 여러 파급효과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지역경제를 부흥시키고 충북도의 대표적인 행사로,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자발적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기수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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