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충주 자유시장. 시장 내 카페에선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방송 부스에선 미소가 예쁜 디제이가 추억의 음악을 틀어준다. 주말엔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북적이고, 흥과 정이 넘쳐난다.

지난 해 공설시장과 통합하면서 충주에서 제일 큰 시장으로 거듭난 자유시장은 시장규모에 맞게 매출도 증가하고, 명성도 더 높아졌다. 이런 자유시장의 발전은 시장 상인들의 노력과 장재흥 상인회장(60)의 신념이 원동력이 됐다. 장 회장을 만나 통합 1년을 맞이한 충주자유시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충주 자유시장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엄밀하게 말하면 충인상가, 공설시장, 자유시장이 통합된 시장이다. 충인상가와 먼저 통합하고, 작년 2월에 공설시장과 통합해 충주시에서 가장 큰 규모다. 시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고, 36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전형적인 골목형 전통시장 형태를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유시장은 오래전부터 의류와 한복점들이 발달됐고, 공설시장은 순대, 감자떡, 보리밥 등 먹거리로 유명하다. 충인시장은 도매업과 농축산물이 발달돼 있다. 이 세 시장의 특성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의 자유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Q
작년 이맘 때 공설시장과 통합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시장으로 거듭났다. 통합계기와 통합 후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통합 효과가 있는가?
A
시장골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시장이다 보니 정보공유와 상생이 필요했다. 특히 경쟁력 확보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상권 통합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회원간의 친목도모는 물론 특화시장으로서 발전도 이룰 수 있는 길이었다. 전통시장 지원을 받는 데도 훨씬 더 유리했다. 이런 공감대 아래 각 상인회가 조금씩 배려하고 존중해서 통합을 이뤘다.
통합 전엔 각자 좁은 영역의 회원활동만 하다가 통합 후 훨씬 넓은 시각으로 활동을 하게 되니 회원들이 모두 “진작 통합할 것 그랬다.”고 말한다. 상인들이 서로 도우며 잘 되니까 고객들에게도 서비스가 좋아졌다.
상인도, 고객도 모두 만족해한다. 19명의 이사님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역할을 잘 해주고 계신다.
통합 전보다 방문 고객수도 증가하고, 매출도 올랐다. 장날엔 사람이 다니기 힘들 정도로 가득 찬다.

Q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사업을 벌여왔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사업은 무엇이었는가?
A
고객에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카페와 찜질방을 운영했다. 고객들의 약속 장소와 쉼터로 시장 안에 카페를 만든 것이다. 디제이가 음악도 들려주고, 시장 소식, 손님들 이야기 등 홍보도 많이 해주니까 반응이 너무 좋았다. 주부들이 담소도 나누고, 퇴직하신 어르신들이 와서 쉬시고 만족하며 입소문도 많이 내주셨다.
카페는 시장 상품을 구매하면 받는 쿠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주차장과 시장상인 금융 지원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료배송 서비스도 잘 되고 있다.


Q
전통시장에서 무료배송 서비스는 처음인 것 같다. 장보기 도우미는 또 무엇인가?
A
국비, 시비, 자부담으로 작년 2015년 8월부터 해 온 서비스다. 타 지역에서도하고 있는 사업인데, 다른 시장에선 효과를 못 얻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 시장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에 냉동차도 사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를 해서 주문을 하면 장보기 도우미 아주머니들이 물건을 고르고, 배송 기사가 직접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것이다.
아파트 주민, 혼자서 식당 하시는 분들이 주로 이용하신다. 고객 입장에선 배송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전혀 없으니 고객에겐 이익이다. 이용 고객도 점점 늘고 있다.

Q
주변에 대형할인마트들이 있다. 위기의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현재 자유시장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 평상시 내가 하고 싶은 사업들이었다. 대형마트보다 한발자국 앞서야 한다. 상인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 지원을 잘 활용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여기서 상인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상인회장은 상인들의 형편과 전통시장 관련 규정, 필요한 정책 등을 남보다 빨리 알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전통시장에선 회장이 정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시장이 좋아지면 고객은 알아서 온다. 작년에 우리 자유시장은 시에서 전혀 보조 안 받고 2억 3천 여 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자립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

Q
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고민하는 것 같다. 올해도 새롭게 추진되는 사업이 있는가?
A
충주의 명물시장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먹거리가 발달한 명물야시장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제 전통시장은 먹거리와 농축산물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5월에는 아케이트 내에 분재를 전시해서 축제를 해보려고 한다. 명절마다 그랜드세일도 할 것이다. 주차장 진입로가 복잡한데 이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Q
끝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 또는 시장상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아까도 말했듯 상인들이 의식을 바꿔야 하고, 고객들에게 친절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전통시장이 살아야지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대형마트보다는 전통시장을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우리 지역이 활성화된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 지역의 시장을 많이 이용해줬으면 한다.
 

정예훈 / 프리랜서 (사진 : 서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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