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먹고 맴맴’ 발상지 음성 생극면 문화보전사업 추진

동요 ‘고추먹고 맴맴’ 발상지인 음성군 생극면에서 폐교를 활용해 동요학교를 열고 어린이 창의인성교육과 동요어린이합창단을 운영하는 전민현 이사장(57)을 만나 음성동요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음성동요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동요 ‘고추 먹고 맴맴’이 1898년대 미국 민속학보(Journal of American Folk-Lore)에 채록돼 발표되고 1983년 3월 발행된 ‘한국의 발견-충북편’에서 음성군 생극면이 발상지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충북 음성군 생극면 폐교된 오생초등학교를 임대해 2006년 음성동요학교를 개원하게 됐습니다.
‘고추 먹고 맴맴’ 동요를 테마로 한 행안부 ‘참 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 지역발전위원회 창조지역사업 ‘동요 에듀케어 프로젝트’, 문체부의 ‘마을 미술프로젝트 뚝딱뚝딱 고추 먹고 맴맴’, 농‧식품부의 ‘농촌종합개발사업’으로 생극면 일대가 동요를 테마로 한 지역사회공동체를 형성해 변화와 창조의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다양한 동요문화 콘텐츠로 어린이들의 인성교육과 농촌문화체험 활동의 요람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고추 먹고 맴맴’ 전래동요 발상지 문화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고추 먹고 맴맴’ 동요의 발상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넛마을 아저씨 댁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 <고추 먹고 맴맴>의 전래동요 발상지(한국의 발견 충북 편 P166~168쪽/뿌리 깊은나무 발행)로 기록돼 있고 미국 뉴욕과 보스턴에서 발간된 ‘미국 민속학보’(Journal of American Folk- Lore, 1898년)에 실린 E‧B 랜디스씨의 ‘한국의 어린이 동요’란 글에는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등의 동요 가사가 영어로 음차돼 있고 영어 해석이 덧붙여 실려 있음을 확인 했습니다.
음성군은 고추와 담배의 주산지이기도 하며, 동요노랫말에 따라가 보면 ‘아버지는 나귀타고 장에 가시고’는 음성군 차곡리에서 장호원장과 금왕장에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 ‘할머니는 건넛마을 아저씨 댁에’는 건넛마을 수레울(차곡리 마을) 서남쪽 건너에 있는 마을로 현재 음성군 농촌도로 지도에도 지형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할머니가 돌떡 받아 머리에 이고 꼬불꼬불 산골길로 오실 때까지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여기에 등장하는 꼬불꼬불 산골길은 차평리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약 4km정도 이며 최근에 도로 공사로 인해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아직도 그 지형의 형태는 그대로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가 옷감 떠서 나귀에 싣고 딸랑 딸랑 고개 넘어 오실 때까지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지형적으로 확인해 보면 아버지가 나귀 타고 장호원 장에 가던 길은 수레울에서 감곡면 상평리로 넘어가는 장 고개를 얘기하고 있으며, 이 고개를 넘어오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 동요학교 운영은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12명의 선생님들이 모여 좋은 의도로 시작했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냉정했습니다. 사업초기엔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이렇다 할 영리사업을 펼칠 수 없어 재정적 손실이 생겨 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자비를 모아 건물 임대료와 운영비를 충당한 적도 있으며, 선생님들이 십시일반 한 마음 한 뜻으로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 지금의 음성동요학교가 될 수 있었습니다.

□ 동요학교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청각은 오감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감각입니다. 사물을 볼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엄마의 양수 속에서 태아는 오직 소리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실험을 통해 밝혀본 결과 소리는 단지 귀로 듣는 것뿐만 아니라 뇌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귀로 듣는 정보가 인체를 지배하는 뇌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듯, 인성 동요는 두뇌발달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고 특히 어린이의 심성을 안정시키고 나쁜 버릇을 고치는데 효과가 있어 교육적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성동요를 통해 다양한 지식과 과학적 능력이 향상되고 노랫말을 통해 언어 자극을 유도할 수 있으며, 가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감각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기억을 발달시킵니다.
또한 동요는 사람의 인성과 인격형성, 병의 치료, 농축산업, 원예, 환경, 생활안전, 바이오산업, 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할 것입니다. 동요는 우리 가족의 삶과 영혼이 공존하는 천상의 소리입니다.

그래서 음성동요학교는 동요 태교음악(CD제작 2008년 발표)부터 3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인성 동요를 만들어 인성창의교육과 맥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인성 및 창의력 발달을 위해 “부모와 함께하는 인성논술 동요 한마당” 교재를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 주고 교과와 연계한 학습법으로 논증적인 글쓰기에 앞서 읽기와 글쓰기, 인성교육동요를 통해 자연스럽게 단계적으로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교재의 내용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링컨, 삼강오륜 등 역사, 인물, 과학, 동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글을 읽고 논술 동요를 부르며 학습과 논술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예를 들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관한 글을 읽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글쓰기 연습을 통한 논술연습과 더불어 부록 CD와 악보로 동요를 듣고 따라 부르며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과후 교육에도 적용이 가능해 아이들이 흥미롭게 인성 및 논술교육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성교육은 도덕교육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으며 우선 겉으로 나타난 행동, 언어, 태도만이 아니라 감정, 동기, 무의식과 같은 내적 심리 상태의 교육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성동요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인성동요는 인성교육을 위해 아름다운 노랫말로 만들었습니다.
어릴 때 배운 동화나 동요는 한평생을 살아가는 인성의 중요한 토양일 뿐만 아니라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 ‘동요학교 어린이합창단’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인간은 지식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돈이 되지 않는 일, 바쁘고, 힘들고, 번거로운 일,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 우리는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동요문화로 삶을 풍요롭게 하고 어린이의 인성과 창의력으로 미래를 설계한다는 마음으로 창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0년 충청북도 어린이를 중심으로 우선 단원을 모집했고 2차로 지난해 수도권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단원으로 모집했습니다.

동요학교 어린이합창단 예술총감독은 장복례 선생님이 맞아 주셨고 맴맴 단장 및 지휘자는 김영애 선생님이, 싱잉엔젤스 단장 및 지휘자로는 이효숙 선생님이 맞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동요를 창작해서 양질의 교육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 ‘한복아 반갑다’ 등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음성동요학교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동요로 공감과 마음과 마음을 잊는 합창이 남 , 북의 어린이와 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음성동요학교 어린이 합창단(맴맴/싱잉엔젤스)을 창단해 장복례 예술 총감독의 지휘로 동요를 통해 문화를 나누고 어린이 동요문화 콘텐츠를 ‘세계화’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음성군이 앞으로 동요학교와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가야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국가의 미래는 젊은이에게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국가의 초석이 되는 어린이들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국가나 가정이나 이들이 희망입니다.
음성군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환경이 좋아야 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기 위하여 2005년부터 동요학교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동요문화 환경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동요학교를 교육청으로부터 매입해 동요학교를 활성화 한다고 하였으나 무조건 임대해서 학교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은 모순인 것 같으며, 군이 감당할 것은 감당해 주고 민간에게 위탁할 것은 위탁해서 진정한 동요문화 보급 발전에 힘을 기우려 주고 상호 협력해서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음성 동요학교의 운영 및 발전계획에 대해.
우리 선조들은 동요를 활용한 예악(禮樂)으로서 인간사회의 질서와 조화, 효(孝), 학습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르치고 우리의 삶속에 적용하는 훌륭한 전래동요 문화유산을 물려주었습니다.
또한 동요학교 일대가 동요를 테마로 한 지역사회 공동체를 건설하고 있으며, 전래동요 발상지 문화보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래동요의 예술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홍보해서 유네스코 인류구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음성동요학교는 회원들의 동요창작 활동 및 전승활동 지원은 물론 전통예술의 보전과 선양을 위한 교육사업, 공연사업, 동요보급 전문 인력양성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학술세미나 개최, 기록화 사업, 국제공연사업 등 우리 전통문화예술과 ‘동요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입니다.
또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지역주민에게는 도농교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요문화예술 복합단지’를 만드는데 초석이 될 것이며, 이에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뿐 입니다.

□ 꿈을 가진 우리나라 어린이의 교육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고 각종 엽기적인 범죄가 앞 다퉈 언론에 보도돼 급기야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국가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혜택이지만 여기서 성장한 개인은 공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세계 최초의 법'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 7월 2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성교육이 그 어떤 것보다도 강조되는 상황과 맞물려 음성동요학교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음성동요학교는 동요를 통한 인성창의교육을 이미 10여 년 전부터 표방하고 운영해 왔기 때문입니다.
 

김천환 /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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