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와 함께 읽는 생각하는 독서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비상(飛翔)의 가장 단순한 사실-즉 먹이를 찾아 해안으로부터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방법 이상의 것을 배우려고 마음 쓰지 않는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갈매기에게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이었다. 어떤 것보다도 더 조나단 리빙스턴은 나는 것을 사랑했다.”

미국작가 리처드 바크의 우화 소설 ‘갈매기의 꿈’(문예출판사)의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 그는 오직 먹이를 찾기 위해 날아다니는 갈매기들과는 다른 꿈을 가지고 있다. 창공을 가르며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멋진 비행, 그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조나단은 혼자 온종일 연습에 몰두한다.

“조나단, 어째서 다른 갈매기들처럼 되는 게 그리도 힘들단 말이냐? 넌 도대체 왜 먹지를 않니? 얘야 넌 뼈와 깃털뿐이로구나!” 조나단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조나단은 이렇게 대답한다. “뼈와 깃털뿐이어도 상관없어요. 엄마. 전 다만 공중에서 제가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전부인걸요. 전 그저 알고 싶단 말이에요.”

조나단의 꿈은 이렇게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알고 싶은 궁금증,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대부분의 갈매기들과는 다른 삶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의 호기심은 곧 그가 이루고자 하는 꿈으로 연결되고,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마침내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꿈을 이루는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다른 새들처럼 높이 날 수 없는 갈매기의 신체적 한계 때문에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이단자로 몰려 갈매기 사회에서 추방당하기도 하지만, 조나단은 멋지게 날고 싶은 꿈만은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하늘나라에서 노장 갈매기 치앙의 가르침을 받아 어려운 비행술을 통달하는 등 완전한 비행에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제대로 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제자들에게 누구나 자신 속에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낸다면 자유롭게 날 수 있고, 초월적인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 조나단의 다양한 날기 기술들이 세밀하게, 생동감있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은 공군 파일럿 출신인 작가 리처드 바크가 자신의 비행 경험들을 소설 속에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중에서의 비행 장면들이 너무 많다보니 오히려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이 소설은 신의 영역을 침범한 일부 내용 때문에 성직자들로부터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0년 출간 당시 미국문학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판매기록을 깨뜨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것은 독자들에게 꿈의 소중함을 잘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조나단이 그저 날기를 좋아한, 재능도 능력도 평범한 갈매기였지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노력한 끝에 더 높게, 더 자유롭게, 완전한 비행의 꿈을 이루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갈매기의 꿈을 향한 도전과 성공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며 ‘나도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과 용기, 희망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훗날 조나단은, 나는 법을 배우러온 제자들에게서 ‘다른 새들보다 뛰어난 새로서 특별하고, 재능이 있는데다 비범한 존재’로 존경 받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조나단은 자신도 처음에는 평범한 갈매기였음을 강조한다. 그러니 누구나 최선을 다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중요시 여기면 충분히 자신처럼 될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워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필자는 주변에서 꿈이 없는 학생, 꿈은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학생, 노력도 해 보지 않고 머리가 나쁘다며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적당히 조금만 공부하려는 학생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조나단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그리하여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조나단의 노력의 반만이라도 자신의 꿈을 향해 진심어린 노력을 기울인다면 분명히 원하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수능 시험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은 지금쯤 많이 떨리고 긴장도 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해본다.
 

연인형 / 국어·논술·NIE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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