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등속은 1913년 청주 상신리 진주 강씨 집안의 며느리인 밀양 손씨가 기록하고 손자에 의해 책으로 만들어진 조리서입니다. 반찬등속은 2008년 그 존재가 밝혀져 2012년부터 발굴 및 복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민간인이 고한글로 간행한 충북 최초의 음식 관련 서적으로 식문화 뿐만 아니라 언어, 역사(가문과 문중)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료로 유명한데요. 충청도 지역의 양반들이 먹던 음식 46가지가 담긴 이 책은 짠지, 김치, 국, 나물 등 다양한 반찬이 들어있습니다.
 
복원사업은 전통음식문화원 찬선에서 진행해 ‘반찬등속의 이해’, ‘반찬등속 음식의 재현’, ‘반찬등속 영인본’으로 재해석해 반찬등속에 수록된 김치, 짠지, 떡과 과자류 등 46가지의 음식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13년부터 교육생들에게 반찬등속을 교육하고 더 나아가 지금의 음식과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죠.
 

우리의 전통 밥상은 주안상-반상-다과상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처음으로 올라온 주안상은 식전주로 입맛을 돋우며 파짠지, 북어포다식 등 안주와 술을 즐기며 뒤에 나오는 반상을 먹기 좋게 소화를 돕는 작용을 했습니다.
 
이어 반상은 대추곤물로 지은 밥과 전복짠지, 외이김치, 계절나물 등 5첩반상이 올랐습니다. 우리 지역이 내륙임에도 전복짠지를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임금님의 하사 덕분이었습니다. 귀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오래 묵은 좋은 조선간장을 사용해 짠지를 담궜는데요. 짠지와 김치의 차이는 간장과 소금의 차이에서 옵니다. 짠지는 간장으로, 김치는 소금으로 담그는 것이 차이죠. 음식을 하는데 들어간 조미료까지 신경썼던 선조의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더불어 할아버지가 받은 1인상 반상은 손주만이 유일하게 마주앉아 먹을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단 음식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다과상입니다. 식혜와 더불어 정과, 약과 등 단 과자들을 먹는데요. 식혜는 속을 편하게 해주는 소화제의 역할도 했습니다.
 
반찬을 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낼만큼 우리의 음식에서 반찬은 중요한 몫을 합니다. 한,중,일의 문화엔 반찬이라는 식문화가 지만 우리 밥상에는 유독 반찬이 많죠. 우리 선조들은 대대로 쌀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밥 문화가 발달했고 쌀에 부족한 비타민과 단백질을 다른 곳에서 얻어야 했습니다. 쌀농사로 목초지가 많지 않았고, 농사에 소가 필요하다보니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없어 발달하게 된 것이 바로 나물과 김치라고 합니다.
 
현재 전통음식문화원 찬선에서는 반찬등속의 음식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재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 식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빠른 음식과 많은 음식에 쌓여 우리의 건강을 지키던 느림의 미학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매 끼니를 정성으로 준비하던 우리 어머니들의 밥상과 아름다운 반찬의 미학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우인혜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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