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팅이라고 하면 보통은 동강이나 내린천의 급류를 타고 가는 조금은 격렬한 레포츠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단양으로 레프팅을 하러 가자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단양에서도 레프팅을 하나?’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단양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라도, 단양8경은 알고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단양. 최근에 페러글라이딩과 같은 레포츠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단양에서 레프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듣지 못했었기에 반신반의 하면서 단양의 레프팅 장소로 갔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초가을 하늘 아래, 산과 강이 그림처럼 펼쳐진 단양에 도착을 하자 마자, 바로 레프팅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뜨거운 햇살이 여름을 치맛자락을 붙들고 있지만, 입추가 지난지 한달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과연 레프팅을 할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레프팅 출발지점에서 필요한 안전교육을 받고, 준비운동으로 가볍게 몸을 푼 후 구명조끼와 헬멧을 착용했습니다. 강원도의 계곡과 다르게 잔잔해 보이는 남한강이었지만,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이니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구명조끼의 끈을 조였습니다.

패들을 지급 받고 강가로 내려와 고무보트에 올라탔습니다. 초가을의 햇빛은 따뜻함을 넘어 뜨거워 처음 발을 강물에 담갔을 때도, 강물이 차갑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여름도 다 지난 마당에 무슨 레프팅인가 했던 생각은 보트에 오르는 순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보트에 올라 가이드의 구령에 맞춰 패들을 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맞지 않고 따로 놀던 패들이 점차 맞춰지며 보트에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보트에 함께 탄 일행들과 어느 정도 팀웍이 형성 될 때쯤, 첫번째 급류가 나왔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지 원래 물살이 약한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 있게 첫번째 급류를 지나쳤습니다.
첫번째 급류를 지나자, 먼저 출발한 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강물을 거슬러 우리 보트를 향해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보트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물위에서의 전투가 시작된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적의 보트를 향해 열심히 패들을 저으며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아 봅니다. 상대편의 보트가 사정권 안에 들어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물 튀기는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옷이 젖을까 조심스러워 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열심히 뿌려대는 물 공격에 온몸이 흥건히 젖어 버렸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그저 즐겁기만 한 한바탕 전투가 끝이 났습니다.
물방울이 빗발치던 한바탕 전투를 마치고, 잔잔히 흐르는 남한강물에 보트를 맡긴채 유람하듯 단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떠내려 가려는데… 먼저 출발했던 보트의 사람들이 모두들 물 속에 빠져 있습니다.

급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호수처럼 잔잔한 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의심을 가지는 순간 우리 보트의 사람들도 모두 물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맨 뒤에 있던 조교가 보트안의 사람들을 밖으로 집어 던진 것입니다. 뭐 이미 젖을 대로 젖은 몸에 뜨거운 햇살 받으며 열심히 패들을 저어 왔기에 땀이 나던 차에 모두들 시원해 합니다.

모두들 보트에 올라올 생각은 하지 않고, 지나가는 보트의 사람들을 물귀신처럼 끌어 내리며 한동안 즐겁게 놀았습니다. 얼마나 물속에서 놀았을까… 물이 점점 차갑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초가을의 남한강물은 차가웠나 봅니다.

단양에서의 레프팅은 빠른 급류가 없는 대신, 사람들과 물장난을 치며 즐기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강원도의 급류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남한강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유람하듯 보트를 탈 수 있는 것도 단양 레프팅만의 재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잔잔한 강물에 살짝 물결을 만들며 흘러가면서 바라보는 단양의 아름다운 비경들.

물속에 빠져 있을 때는 몸이 덜덜 떨릴 것 처럼 추웠는데, 다시금 햇빛 받으며 유람하다 보니 가을 햇살이 너무 뜨겁게 느껴집니다. 다시금 시작된 물에 빠지기 위한 보트위에서의 게임. 보트 양쪽 난간에 올라서서 시소 타듯 일부러 흔들면서 버티는 게임이지만, 결국은 모두 물속에 빠져서 다시금 물놀이를 즐기게 됩니다. 물속에서 추위를 느낄 때쯤이면, 다시금 배에 올라 유람을 하고…

다른 배와 만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전투로 즐거운 물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즐기는 레프팅은 빠른 급류를 즐기는 것이기에 노약자나 어린 아이들은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단양의 남한강에서 즐기는 레프팅은 물이 잔잔해 남녀노소 누구나 여유롭게 즐기는 레프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한 물살의 짜릿함은 없지만, 물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찾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단양의 레프팅은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단양에서 즐기는 레프팅 어떠세요?

방재호 / 충청북도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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