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문학기념비 건립…수필가 반숙자 선생

“삶을 예리하게 통찰하고 직관하는 반숙자의 수필은 한 편 한 편이 품격을 갖춘 격조 높은 산문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깨끗하고 간결한 문장, 편마다 삶의 향기가 배어 있고 편마다 고매한 인격이 담겨 있다. 때로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수필’ 이라는 장르의 아름다운 민낯을 제대로 보는 듯하다.”
전 한국시인협회 김종해 시인이 반숙자 선생의 수필집에 써 놓은 글이다.

음성 출신인 수필가 반숙자(77세) 선생의 30여년간 문학에 대한 열정을 기념하기 위해 제자들이 직접 문학비를 건립, 지난 3일 음성 청소년문화의 집 앞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반숙자 선생님 문학비’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강희진)는 지난 2012년 12월 구성돼 80년대 우리 농촌의 삶을 생생히 조명한 수필가 반숙자 선생의 30여년 문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 이날 반숙자 수필가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문학비 제막식에서는 반 선생이 문학세계사 출판으로 ‘거기, 사람이 있었네’ 수필집도 발표했다.

반 선생은 음성읍 오성동 408번지에서 태어나 수봉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음성중학교와 청주사범학교를 졸업했으며, 음성군 내 초등학교에서 17년간 교편생활을 했다.

1981년 한국수필과 198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농촌을 대상으로 많은 수필을 썼고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1995년 음성으로 귀향해 음성문인협회를 인준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음성문인협회 초대 지부장을 거쳐 3대 음성예총 회장을 역임했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음성예총 창작교실을 열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제자들을 양성했으며, 창작교실 뿐만 아니라 매주 금요일 음성읍사무소 주민센터에서 직장인 35명을 대상으로 ‘마음을 여는 수필교실’을 열고 있다.

또 대소주민센터에서는 매주 화요일 18명을 대상으로 수필교실을 여는 등 아직까지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반 선생은 지금까지 강희진(문예한국), 전현주(월간문학) 등 모두 51명의 제자들을 등단작가로 길러 내는 등 활발한 문학활동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반 선생도 지금까지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 ‘그대 피어나라 하시기에’ ‘가슴으로 오는 소리’ ‘때때로 길은 아름답고’ ‘천년숲’ 등 6권의 수필집과 ‘사과나무’ ‘이쁘지도 않은 것이’ 등 2권의 선문집 등을 발간하는 등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반 선생이 지난 1986년 처음으로 발간한 수필집 ‘몸으로 우는 사과나무’는 3판까지 인쇄됐으나 완판돼 지금은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필집이 됐다.
반 선생은 창작교실에서 제자들에게 “글을 쓰는 일과 사는 일은 길이 하나이다. 글과 삶이 하나로 합쳐질 때 진정한 문학이 이뤄진다. 사는 자체가 성실하고 가치관에 충실해야 하며, 그럴 때 진정한 삶의 문학이 완성된다”고 강조한다.

또 “삶과 글이 틀리다면 어떻게 진실될 문장, 문학작품이 나오겠는가? 진정 진실된 삶이 완성도 높은 문학으로 승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쓰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반 선생은 제자들에게 “1년에 30편 이상 글을 써야 등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등단 후 1년 이내 작품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반 선생은 “아직도 제자들에게 글을 쓰는 강의를 할 때는 열정과 힘이 난다. 삶이 자체가 문학이고 문학이 결국 삶을 정화시켜 풍요롭게 만든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문학강좌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환 / 충청리뷰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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