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보영/대학생 SNS서포터즈

누군가 나에게 “니가 본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는?”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어바웃타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는 너무나 뻔한 대답이라고 말하겠지만 말이다. 2013년 겨울, 나는 이 영화를 본 후로부터 이성에 대한 설렘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내 가슴을 벅차게 한 영화를 만날 수 없었다.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이다. 모순적인 표현이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나의 표현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이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연애를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숙맥으로 등장하는 남자주인공 ‘팀’과 솔직하고 당당한 ‘메리’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평범하지만 서로의 소중함과 특별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랑스러운 팀의 가족이야기이다. 번번이 이성과의 만남에 실패하여 좌절하던 팀은 아버지에게 가문의 남자들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마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장소로 들어가 두 눈을 꼭 감고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첫눈에 반해버린 메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수도 없이 시간을 되돌리고 그녀를 만나 그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또 시간을 되돌린다. 자칫 이기적인 듯 보일 수 있지만 그의 사랑은 너무나 순수하고 진실하기에 시간을 되돌리는 행동조차 메리를 완벽하게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노력으로 보일 정도이다.

이 영화가 단순히 이 남자의 시간여행으로 모든 것을 행복하게만 돌려놓는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과 같은 깊은 감동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이 시간여행에 있어 제약이 있다면, 현재에서 다시 시간을 돌려 그 이전으로 돌아갔을 때 조금이라도 변하는 것이 있다면 곧 돌아올 그 후의 결과도 전과 다르게 달라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이 그 과거와 다른 조건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그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영화 속에서 이 장치는 시간여행으로 순탄하게 삶을 살던 그의 인생에 갈등을 가져오기도 한다.
 

메리의 임신, 그리고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의 죽음. 팀은 아버지가 그리울 때 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탁구를 치던 행복한 과거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메리의 뱃속에 아이가 곧 태어나는 순간이 다가오자 팀은 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는 다시는 아버지와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날 밤, 팀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시간여행을 한다.

“알겠다. 오늘이 그날이구나.”
“네. 떨이로 얻은 시간의 마지막이에요. 아이가 곧 태어날 것 같아요.”
“축하한다. 내 아들.”
“제가 마지막으로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산책하고 싶구나. 규칙에 어긋나는 일만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변화도 없을 거야.”

두 사람은 너무나도 덤덤하지만 먹먹한 이별 준비를 한다. 시간여행으로 돌아온 과거에서 다시 시간여행을 떠나 젊은 아버지와 어린 시절 팀으로 함께 돌아가 마지막 여행을 다녀온 후 헤어지게 된다.

‘일단 남들처럼 평범하게 하루를 살고, 다시 시간여행으로 같은 날의 시작으로 돌아가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아보아라. 그리고 긴장으로 가득 차 느낄 수 없었던 일상의 행복함과 아름다움을 느껴보아라.’

팀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알려주신 행복공식으로 얻은 깨달음으로 시간여행의 필요성도 점차 잊고 지낼 만큼 매일을 행복함과 감사함 속에 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아내 메리와 아이들과의 행복한 삶을 사는 그의 현재까지 오기 위해 시간여행을 했다고 생각하며 그의 일상에 흐르듯 안주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팀의 시간여행이 그저 부러웠다. 순간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즐거웠던 순간으로만 계속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나의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알게 되었다. 팀이 시간여행으로 얻었던 그 모든 행복은 그가 아버지의 행복공식을 깨닫기까지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시간여행자가 아니다. 나는 시간여행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나 또한 힘들고 지치기만 했던 일상에서 여유를 갖고 살핀다면 시간여행을 하지 않고도 보일 수 있는 행복을 만날 수 있음에 확신하게 되었다. 감정적으로 어둡고 흐리기만 한 날도 나의 생각에서 비롯한 것이고, 그 순간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의 생각에서 비롯한 것임을 깨닫게 되는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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