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청 회계정보과 오미영 팀장

지난 7월 진천군 시골 마을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던 할아버지가 도로 옆 논두렁으로 구르는 사고가 있었다. 주변엔 목격자가 없어 할아버지는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귀 달린 CCTV였다. CCTV 사각지대에서 사고를 당한 할아버지의 사고 소리를 듣고 카메라를 움직여 할아버지의 사고를 잡아낸 것이다. 만약 보통의 CCTV이었다면 할아버지의 사고를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진천군 회계정보과 오미영 팀장은 타 지자체나 정부 기관의 문의로 바쁘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귀 달린 CCTV, 즉 카메라가 설치된 현장에서 비명이나 자동차 충돌 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 이상 음원이 나면 관제센터의 모니터에 사고 상황 화면이 곧바로 나타나도록 하는 시스템의 CCTV를 벤치마킹 하기위해 진천군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은 물론 전 세계 최초로 음원을 인식하는 CCTV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진천군이 처음이에요. 지난 2013년 안전행정부 공모사업에 당선되어서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소리를 인식하는 CCTV의 연구는 다른 곳에서도 하고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 설치되어 성과를 얻고 있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진천군의 귀 달린 CCTV가 더 주목을 받는 이유이죠.”

처음 음원 감지 CCTV를 설치하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오탐을 감지하기도 하고 오히려 작동을 안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오팀장은 작동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근처 초등학교 귀 달린 CCTV 앞에서 비명을 수십 차례 지르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4, 5개월 반복하며 계속 업그레이드 한 결과 지금의 귀 달린 CCTV의 성과를 얻게 되었다.

“귀 달린 CCTV는 특히 시골 마을에 필요해요. 농촌엔 혼자 계신 어르신들이 많이 계셔서 사고를 당해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럴 때 이상음원을 감지해 360도로 돌아가는 CCTV가 주변을 살필 수 있으니 보다 효과적으로 사고를 감지할 수 있는 거죠.
현재 49대의 CCTV가 농촌과 도심지역,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 잦은 구역으로 나뉘어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의 학교 주변의 귀 달린 CCTV는 학교 폭력예방에도 한 몫하고 있죠.”

지난 10월 8일 'CCTV 지능형 관제서비스 시범사업 성과보고회'에는 대구시, 대전시, 충남도 등 광역자치단체와 성남시, 공주시, 순창군 등 자치단체와 경찰, 안전행정부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가졌다.

“다른 지자체들은 장소가 없어서 통합관제센터가 떨어져 있거나 다른 건물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진천군은 군청 내에 있어서 모든 면에서 훨씬 효율적입니다.”

일부 자치단체는 진천군을 모델 삼아 내년부터 이 CCTV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곳도 있다.
진천군의 귀 달린 CCTV. 충북은 물론 전국에서 진천군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며 국민들의 안전 지킴이로 거듭나길 바란다.

김은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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