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고향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 준 '이발 봉사왕' 박형서(61)씨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제천시는 17일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대전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농촌마을대상 시상식에서 박씨가 영예인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천시 봉양읍 공전1리가 고향인 박씨는 16살 나던 해 집 근처의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겨주는 수습생으로 이발사의 길에 접어들었다.

서울 가락동에서 이발소를 낸 뒤 1983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고향을 찾아 마을 어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휴무인 첫째 주 목요일마다 거르지 않고 30년간 이어온 월례행사다.

자가용이 없던 1990년대 초반까지 박씨는 기차와 버스를 타고 고향을 찾았다.

결코 가깝지 않은 고향길이지만, 자신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른들을 생각하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그는 초창기 하루 70∼80명, 많게는 100명의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한 날도 있다.

자가용을 몰고 다니면서는 여러 차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고서도 봉사를 중단하지 않았다.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고향 주민들은 지난 9월 잔치를 열고 그에게 감사패와 5돈짜리 금 거북을 선물했다.

박씨는 "보잘것 없는 기술을 고향 어르신에게 나눠준 것인데 과분한 답례품에다 큰 상까지 받게돼 쑥스럽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발봉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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