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면대장이 미용 가위를 들고 할머니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다.

정무성(40) 육군 37사단 예비군 지휘관이 그 주인공이다.

충북 증평군 도안면대장인 정 면대장은 지난해 3월부터 미용학원에 다니면서 배운 미용 기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찾아 커트와 파마를 해주고 있다.

정 면대장은 "작은 기술이고 작은 도움이지만 할머니들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좋아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면대장이 머리를 손질해 주는 할머니는 15명 안팎이다.

퍼머 약은 미용학원에서 무상 지원하고 있다.

지난겨울 많은 눈이 내렸을 때는 발길이 묶여 산발한 할머니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자 뛸 듯이 좋아했다.

도안면 노암리 사회복지법인 인성복지재단 인성실버센터와 지난해 1월 연을 맺은 정 면대장은 매달 상근병과 함께 이곳을 찾아 미용 봉사를 비롯해 식사와 산책 도우미, 어울림 노래마당, 안마, 쓰레기 줍기, 잡초 제거, 화단 정리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수연 인성실버센터장은 "정 면대장과 상근병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할머니들에게 말벗을 해주고 어울리면서 할머니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들과 손자가 찾아온 것처럼 기뻐한다"고 말했다.

예비군 면대 상근병 역시 할머니들과 함께하면서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겨 복무 기간 군 생활에도 도움을 준다.

전북이 고향인 정 면대장은 2006년부터 2009년 12월까지 근무한 37사단에서 소령으로 전역해 2010년 1월부터 예비군 도안면대장에 부임하면서 증평에 정착했다.

정 면대장은 도안면대장에 부임하면서 지인들이 축하 화분을 보내겠다는 뜻을 표하자 쌀로 대신해 달라고 정중히 제안해 300㎏이 넘는 쌀이 답지했다.

그는 이 쌀을 영세가정 6가구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근예비역 등 8명에게 이 쌀을 전달했다.

이후 6·25참전용사 가정 등을 찾아 일손 돕기와 환경 정리를 하며 지역 주민에게 봉사하는 따뜻한 예비군 도안면대의 이미지를 쌓아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다.

정 면대장은 "작은 사랑에 할머니와 누군가가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군 복무하면서 앞만 보고 왔는데 지금까지 살아오기까지는 주위의 많은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많은 사람과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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