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엄마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에 함께 대학을 다니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충북 청원에 위치한 충청대학교에 엄마와 두 딸이 나란히 입학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회복지학부 김정임(45)씨와 첫째 제고은(22)양, 둘째 제윤아(20)양. 김정임씨와 둘째 윤아 양은 같이 사회복지학부에, 첫째 고은 양은 치위생과에 입학했다.

엄마 김정임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5년 만에 대학에 진학했고, 첫째 고은 양은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다 그만두고 이번에 엄마, 동생과 함께 충청대에 들어왔다.

김씨는 슬하에 4명의 딸을 뒀다. 셋째와 넷째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4학년과 유치원생으로 큰 딸 고은 양과 무려 10살, 15살 차이가 난다.

충청대학에 제일 먼저 합격한 것은 둘째 딸 윤아양으로 수시 1차에 합격했다.

윤아양이 합격한 뒤 엄마 정임씨는 가족에게 대학진학의 뜻을 말했고 가족 모두의 응원속에 수시 2차 때 둘째 딸이 합격한 사회복지학부에 지원, 합격했다. 첫째 고은양은 정시로 들어왔다.

김정임씨가 두 딸과 함께 대학 진학을 꿈꾸게 된 것은 세종시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카운슬러를 하면서부터.

그녀는 첫째 고은양이 고3이던 지난 2010년부터 청소년 상담 봉사를 했다.

그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카운슬러 자원봉사를 하면서 상담에 대한 전문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대학생이 된 두 딸에게는 엄마노릇을 제대로 못했지만 어린 두 딸에게는 힘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늦둥이 둘을 기르다보니 김씨는 첫째 고은양과 둘째 윤아양에게 엄마노릇을 제대로 할 처지가 못 되었다.

그녀는 "중고등학교 시절이 부모의 관심과 손길이 가장 필요한 때인데 늦둥이를 낳으면서 두 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부모가 일일이 챙겨주는 친구들을 보며 엄마 아빠에게 서운할 때가 있었을 텐데 내색 없이 잘 자란 두 딸이 대견하고 한편 미안해 속이 상하기도 했다.

대학 진학과 함께 김정임씨의 일과는 바빠졌다. 이제 겨우 7살인 막내딸을 직접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두 딸과 함께 등교를 한다.

그녀는 둘째 딸과 같은 학과에 들어왔지만 딸이 혹시라도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반은 달리했다.

엄마와 두 딸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너무 행복하다"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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