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각종 모임에서 술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은 예전 같진 않지만 아직 사회생활에 있어 술자리를 피하기 어려워 간 건강을 해치기 쉽다. 술을 많이 먹는 경우에 지방간과 간경화가 올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음주로 인한 간질환의 위험성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

# 간의 역할 및 간 질환

간은 영양분의 대사와 저장,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을 대부분 담당하며 일차적으로 음식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간이 나빠지는 간질환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은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만여 명이 간염 발생 환자로 신고 됐다. 간염은 발병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이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간암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이미 간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알려져 평소 간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다.

# 간기능 떨어지는 간경변

간염 바이러스나 술 등에 의한 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에는 복수, 정맥류 출혈 등 다양한 합병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매우 높아진다.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며,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을 유발하는 가장 좋지 않은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루에 맥주 1~2병, 포도주 반 병, 소주 반 병, 양주 1/4병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간경변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 알코올성 간질환

알코올은 간세포를 직접적으로 손상시킨다. 음주가 잦으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되지 못하며, 손상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등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경증의 지방간으로 시작해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서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마신 알코올의 양과 관계가 있는데, 사실 술의 종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비싸거나 좋은 술을 마신다고 해서 간 손상이 적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를 분석 한 결과, 60% 이상이 50대 이상 연령층에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남성이 76%나 차지했다. 중년 남성들이 술로 인한 간질환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평상시 과음 후 반복적으로 구토가 이어지거나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 정맥류 출혈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정진명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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