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 문화생활하기 좋은 도시다. 그 중에서도 도청 소재지인 청주는 문화인프라가 훌륭하다. 내가 청주에 처음 왔을 때 놀랐던 것은 어딜 가든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었다. 몇 년 간 가본 곳만 해도 열 곳이 넘는다. 수 백 권의 책을 보유한 작은 도서관에서 수 십 만권을 보유한 공립도서관, 대학교 도서관까지 마음만 먹으면 책을 읽고 빌릴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6년 5월 개관한 오창호수도서관은 나만 알고 싶은 도서관 중에 하나다. 호수공원에 갈 때 마다 들르는데 깨끗한 시설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책 읽는 분위기가 좋다. 말하자면 여유와 사색의 아우라를 느낀다고 할까. 덩달아 책에 손이 간다. 책을 읽는 것은 돈이 없어도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읽고 몰입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진다.

나는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 틈 날 때마다 청주의 문화기반을 자랑한다. 도서관뿐만 아니라 박물관과 미술관도 많은 도시가 바로 청주다. 작년 12월 내덕동 연초제조창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수장고 형태의 미술관으로 파격적이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전시작품들이 감동을 준다. 현대미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작품성으로 무장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미술관은 아이나 어른, 가까운 사람과 감상하면 더욱 좋다. 만약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대상에 맞는 미술을 고르면 된다. 만약 아이가 있으면 드림톡톡 어린이미술관을 가거나 이왕이면 교외로 나가고 싶을 때는 운보미술관, 대청호미술관에 가면 된다. 도심 속에 있는 사립미술관도 좋은 선택지다. 사직동에 있는 신미술관, 북문로에 위치한 우민아트센터, 구KBS방송국 자리에 있는 청주시립미술관은 상설‧기획전시가 이루어진다. 그밖에 미술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갤러리들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

어린왕자에서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마음으로 보는 거야”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가 흔히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은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책을 읽거나 미술을 감상하는 것은 마음으로 보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며 우리가 느끼는 미추(美醜)의 감각을 예민하게 한다. 더 좋은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다짐, 겉치레에 얽매였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긴 낮과 짧은 밤이 공존하는 여름, 더위와 걱정을 피해 도서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 이기수 충북 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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