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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의 "내 고향 잠복근무" ⑬
이승진의 "내 고향 잠복근무" ⑬
  • 함께하는 충북
  • 승인 2019.06.1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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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삼밭 / 밤

컴컴한 밤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 다들 곡괭이와 갈퀴 등 농기구들을 무기삼아 하나씩 들고 있고 건너편 인삼밭은 마구 헝클어져 있다.

병춘 근데 내 경험으로 봤을 땐 말여, 이건 멧돼지가 아닌거 싶어.

대삼 어허! 아니요! 도둑이어야 합니다!

순간 부스럭 소리가 들리며 건너편 숲이 흔들린다. 뭔가가 있다.

다들 긴장한 표정.

황원사 (목소리가 떨린다) 대삼이 말대로 도둑 같으니까 우리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덤빕시다. 대삼이가 신호 줘.

대삼 (총을 손에 꼭 쥐고) 하나.. 둘.. 셋! 돌격!

눈을 질끈 감고 앞으로 달려 나가는 대삼과 사람들.

순간 풀숲에 고개를 내미는 삽살개 한 마리.

떠돌이 개인 마냥 지저분한 생김새지만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귀엽기 그지없다.

(시간경과)

곡괭이를 어깨에 둘러메고 질질 끌고 가는 대삼.

자세히 보면 곡괭이에 수갑이 채워져 있고 삽살개가 끌려가고 있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대삼.

대삼 (어이없다) 참나... 세상에 인삼 먹는 개는 첨봤네.

너 <세상에 이런 일이>나 나가봐라.

삽살개 컹!

대삼 (한숨 나온다) 세콤도 다 뗐는데 도둑은 안 오고...

야! 너 이름 새콤이 할래?

삽살개 컹!

달빛 아래를 터벅터벅 걸어가는 대삼과 매달린 채 끌려가는 새콤이

아늑한 정경.

자막 : 어느덧 보름 후

버스 안 / 낮

시골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춘봉.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동네 병원 / 낮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있는 춘봉.

서글서글한 인상의 비슷한 연배의 읍내 의사.

의사 자네.. 그만 쉬엄쉬엄 해.. 내가 자네를 안지 벌써 40년인데 언제까지 무리할거야..

춘봉 아직도 안 좋나..?

의사 내가 지난번에 그랬잖아. 당장은 멀쩡하지만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춘봉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의사 애들한테는 얘기했나?

춘봉 아니.. 아들은 억지로 끌고 내려오긴 했는데..

의사 그려? 농사짓기 싫어 도망간 놈을 어쩌려구..

창밖을 쓸쓸히 바라보던 춘봉, 서류 봉투 하나를 의사에게 준다.

지난 번 대삼이가 봤던 그 봉투다.

춘봉 이거 좀 부탁혀...

괴산군청 앞거리 / 낮

동네 병원을 막 나서는 춘봉. 이때 눈앞에 검은색 에쿠스 들이 주차되어 있고 사람들이 모여 있다. 뭔 일인가 해서 춘봉이 다가가면 군수가 마을 사람들 손을 잡으며 어색하게 인사하고 있다.

군수 (가식적인 웃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곳 괴산군을 제가 국내 최고의 블루베리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축제에 다들 오실 거죠?

와~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

다들 군수가 최고다 하는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차를 출발하려는데 앞에서 걸어가는 춘봉의 모습이 보인다.

군수 (창문을 내리며) 이장님, 안녕하십니까? (춘봉이 무시하자) 그러지 말고 언제 시간 나면 진지하게 대화나 나누지요. 요즘 시세 좋습니다.

춘봉 (무시하고 걷는다) 바쁘실 텐데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군수 고집 피워봤자 이장님만 손해입니다.

대세를 따라야죠. 마을 사람들 생각도 하시고 좀...

춘봉 (걸음을 멈추고) 분명히 말해두겄는디 괜히 마을 사람들한테 헛바람 넣지 마소.

군수 하하 헛바람이라니! 이장님,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춘봉을 두고 부르릉 출발해버리는 군수의 차.

멀뚱히 그 뒷모습을 쳐다보는 춘봉.

춘봉 저런 싸가지...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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