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 충북에서는 동물위생시험소에서 동물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그간 충북에서는 구제역 7회 발생으로 41만두, AI 5회 발생으로 약 7백 40만 마리가 살처분 되었는데 이번 제막식을 통해 희생된 동물의 넋을 기리길 바란다.

인간이 이 땅에서 본격적으로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신석기시대에 식물재배와 함께 가축사육이 시작되었다고 추정한다. 야생동물과 가축의 가장 큰 차이는 길들임, 즉 사육이 가능하고 인간에게 경제적 이득을 주는 가로 볼 수 있다.

처음으로 인간이 가축으로 만든 동물은 ‘개’라고 알려져 있다. 약 1만 5천 년 전에 길들여졌다고 하는데 정확하지 않지만 개의 선조는 유전적으로나 생김새로 보나 ‘늑대’라는 설이 유력하다. 인간이 먼저 개를 길들였다는 설도 있지만 다른 동물들에 비해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생존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인간에게 길들여졌다는 주장도 있다. 어렵게 사냥을 하는 것 보다 인간에 의해 길들여지는 것을 택했다는 것은 말하자면 인간의 쓸모를 개가 먼저 발견한 셈이다.

가축화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공격성의 감소’를 말하는데 인간에게도 가축화의 특성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논문도 있다. 현생인류가 과거의 인류에 비해 진화론적 과정에서 공격성이 적어지고 사회성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눠먹고 서로 돕는 사회적 행동이 늘어가면서 의사소통이 활발해지고 협동하는 능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 눈에 봐도 확실히 과거의 인류의 외형과 지금의 인류는 다르다. 과거의 인류가 몸집이나 생김새가 공격적이라면 지금의 인류가 달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소 공격적인 사람들은 가축화가 덜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후에 가축화된 것은 양이나 염소다. 고기와 젖, 가죽, 털을 얻기 위해 기원전 1만 5천 년 전부터 사육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가 정서적인 부분에서 인간과 교감하였다면 양과 염소는 중요한 식량자원이자 경제적 이득을 주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기른 것으로 보인다. 농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에는 ‘소’가 기원전 7천 년경에 유럽에서 가축화 된 것으로 보인다. 식량으로 중요한 ‘돼지’도 소와 비슷한 시기에 길러졌다고 한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소비되는 ‘닭’은 기원전 6천 년경에 중국이나 태국지역에서 사육되었다고 한다.

인구증가, 산업의 발전에 따라 점점 가축의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좋은 환경에서 동물을 기르자는 동물윤리와 착한소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인간과 가축이 함께 공존해나간다는 의미에서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 가축이 자라는 환경에 대한 관심도 계속되길 바란다.

 

/ 이기수 충북 SNS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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