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가장 닮은 동물은 원숭이다. 학습과정에 있어 놀랄 만큼 인간과 유사하다. 어느 학자는 원숭이나 침팬지에서 인간이 진화했다고 믿는다. 원숭이의 생김새나 사회생활은 인간과 비슷한데 서열이나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집단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생활과 다를 바가 없다.

원숭이는 세계 곳곳에 살고 있다. 모두 10개 과로 나뉘며, 종으로 분류하면 무려 200여 종에 달할 만큼 생김새나 크기가 제각각이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과거에 한반도에도 실제로 원숭이가 살았다는 기록이 문헌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교를 공인하고 화랑을 두며 고대 왕권국가로서 신라를 정립시킨 법흥왕 시절, 당시 금지된 불교를 섬겼다는 이유로 이차돈의 목이 베어지자 원숭이가 무리지어 울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있다. 조선시대에는 일본 사신이 원숭이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세종 때에는 제주도에서 바친 원숭이를 정원에서 기르다가 인천의 섬에 옮겨 놓아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한반도의 원숭이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구석기 시대 유적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시대 동굴유적인 충북 제천시 용두산 점말 동굴에서 출토된 짐승화석은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 유적의 연대를 알게 해주는 기준이 되었는데 지금은 현존하지 않는 짧은 꼬리 원숭이와 곰 뼈가 발견되었다. 흥수아이로 유명한 충북 청주의 두루봉동굴에서는 쌍 코뿔소, 동굴 하이에나, 동굴 곰 외에도 큰원숭이 위턱과 아래턱뼈가 출토되며 한반도에 살았던 원숭이들을 비롯한 당시의 기후와 생태계를 유추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의 각국에는 원숭이를 식용으로 삼는 부족도 있는데 이처럼 한반도의 동굴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원숭이를 식용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 시대에는 한반도 원숭이는 없지만 ‘일본 원숭이’는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원숭이다. 빨간 얼굴과 엉덩이로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하는 원숭이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인지 짐승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전 세계 원숭이 가운데 가장 북쪽에 살고 있으며 일본 전역에 걸쳐서 원숭이가 분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한반도에 원숭이가 사라진 이유를 생태계 차이로 꼽는다. 일본과 달리 한반도에는 과거부터 표범, 호랑이 등의 육식동물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원숭이가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한다. 띠를 나타내는 12간지 중에 하나이며 기록으로 남았던 원숭이를 앞으로도 우리 자연에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원숭이뿐만 아니라 표범, 호랑이 등 대대로 한반도에 살아왔던 많은 동물들이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무분별한 개발이 늘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간직했던 한반도에 또 어떤 동물이 사라질지 걱정이 된다.

 

/ 이기수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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