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종은 ‘코리안 벨’이라는 학명이 있을 정도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독창적인 양식과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제작방식에 있어서도 한국종은 과학적인 요소들로 인해 신비한 소리를 내고 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형이 되지 않는다.

종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작과정 중에 많은 양의 주물이 필요하고, 또한 이 주물을 한꺼번에 넣는 과정에서 기포가 가능한 한 생기지 않게 부어서 식혀야하기 때문이다. 기포가 많으면 종이 깨지기 쉬운데 그 예로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의 크레믈 궁 안에 보관되어 있는 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종은 200톤이나 되는 세계에서 제일 큰 종이지만 제작과정에서 물이 들어가 한 번 쳐보지도 못하고 깨져버렸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유의 종도 깨진 채로 전시되어 있다. 신라시대에 만든 에밀레종 같은 경우 1200년이 지나도 멀쩡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종을 만드는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사례다.

한국의 종은 울릴 때 ‘웅웅웅’하면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소리가 반복된다. 여운이 오래가고 계속해서 소리가 뻗어가는 특징이 있다. 고도의 계산을 통해 제작된 한국의 범종은 탁월한 소리 뿐만 아니라 그 모습 역시 뛰어나다. 겉면에 조각된 부분도 예술성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영혼을 깨우는 소리, 세상을 밝히는 울림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것이 한국의 종인 것이다.

충북 진천에는 위대한 유산인 한국 종의 연구, 수집, 전시, 보존은 물론 기획전시와 교육을 진행하는 ‘진천 종 박물관’이 있다. 지난 2005년 9월 개관한 이곳은 백곡호와 아름다운 공원의 풍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야외에 2개의 대형종을 누구나 타종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종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진다. 매년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시와 세계의 종을 전시해놓고 있으며 주철장 전수교육관 등을 갖췄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더욱 좋은 박물관이다. 한국범종의 유물을 전시하여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으며, 한국종의 제작과정과 과학적 비밀을 다양한 전시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함께 종을 쳐보는 특별한 경험은 물론이며 우리 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줄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는 500원, 청소년은 1000원, 일반인도 1500원의 부담없는 관람요금도 진천 종 박물관을 이용하고 싶은 매력포인트다.

 

/ 이기수 충북SNS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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