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진 2018 충청북도 명장(한복)

 

이래진 2018 충청북도 명장(한복)

 

충북도청 인근 대성로에 자리한 이주미 전통복식원. ‘이주미’는 아뢸 주(奏)에 맛 미(味)를 써 전통복식의 맛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이래진(56) 명장의 성을 따 ‘이주미’라는 예명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한복의 미를 알리고 옛 복식의 고증을 통해 전통 한복과 궁중식 명품 수의를 만들어내는 이래진 명장을 만났다.

Q. 명장이 된 소감은?

A. 충북을 대표하는 한복명장으로 선정된 것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그만큼 전통한복의 맥을 이어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다.

Q. 한복을 하게된 계기는?

A. 결혼해서 두 아들을 낳았는데 두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가니까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친정어머니가 한복 바느질을 하셨었고 솜씨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시는 손님도 많았는데 재봉틀이 나오면서 한복 바느질을 중단하게 됐다는 말씀이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엄마를 많이 닮은 나도 한복 만들기를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겨서 한복 만들기에 입문하게 됐다.

Q. 한복 만들기 입문부터 명장이 되기까지 과정을 설명한다면?

A. 1991년부터 충북여성회관에서 1주일에 3일 2시간씩 3개월 과정으로 배웠는데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잘한다고 칭찬을 해 주시면서 기능대회에 나가보라고 권하시기에 1993년에 도전한 첫해에 충북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려면 10년은 나갈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왜냐하면 지금까지 금메달과 은메달은 8년 이상 나왔던 사람이 땄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10년 나갈 생각하고 시작했다. 기능대회연습을 하면서 많은 기능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 정말 좋았고 그것을 즐겼다. 그런데 3년째까지 하고는 10년까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더는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말을 했더니 남편이 “내가 생각했을 때는 당신이 제일 잘해. 그동안은 운이 없어서 안된 것 같은데 한번만 더 해봐”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그 말이 너무 고맙고 나만 열심히 하면 10년씩 하지 않고도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한 번 더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남편의 믿음에 보답하고, 또 당시 보살핌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기에 미안한 우리 두 아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그리고 최고의 솜씨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 결과 1996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당시 충북에서 한복 직종으로는 제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들었다.

그 뒤로 단국대학교 석주선박물관에서 전통복식과정으로 출토복 및 궁중복에 대해 배웠다. 제11호 서울시문화재 박광훈 선생님께 탄생부터 궁중수의까지 말이다. 건국대학교 침선대학원 복식과정에서 출토복 등에 대해 꾸준히 배우며 깊이 있는 한길을 걸으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명품한복을 만들기 위해, 품격 있는 디자인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다보니 명장으로 선정된 것이다.

Q. 명장으로 '한복의 매력' 을 정의한다면?

A.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며 풍성함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다양한 색감으로 시기별 혹은 장소별로 다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팔색조 같은 옷이다.

Q. 27년 동안 최고의 작품을 꼽는다면?

A. 제 작품 중 옷 전체에 전통자수가 많이 들어간 고가의 활옷도 있지만 충북잠사시험장에서 생산한 황금색 누에고치의 실과 원단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는데 제가 궁중식 전통 수의를 개발했고 700만원의 가격으로 국내 최초로 판매를 했다. 처음에는 생산된 원단이 전량 판매가 되기도 했었다. 그래서 충북에서 생산한 황금색 명주와 흰색 명주로 만든 궁중식 전통 수의를 많은 분들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1천만원의 가격으로도 개발해 전시를 했었고 판매되기도 했으며 고객들이 충북잠사시험장에서 생산한 골든실크로 만든 궁중식 수의라 확인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품질 보증서를 받았던 것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Q. 27년간 종사하면서 어려운점은 없었나?

A. 요즘은 한복을 맞춰 입지 않고 대여가 대세인데 저는 대여는 하지 않고 맞춤만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에서 차이가 난다. 수의도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 변하면서 맞춤수의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저한테 한복이나 수의를 맞춰 입으신 고객님 중에 한복이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서 고맙다고 수의를 입혀드리는 장례사와 가족들에게 정말 고급스럽고 좋았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전화도 해주시고 또 과일이나 음료를 사가지고 찾아오는 분도 계셨는데 그럴 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고 앞으로 더 좋은 품질의 한복과 수의를 만들어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Q. 한복이 보다 대중화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

A. 우리한복은 ‘평면적인 옷’이라는 전통한복이 특징이나 특유의 바느질기법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생활한복으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사라져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와 사라진 옷이 많았던 것처럼 요즘 등장하는 원피스형 생활한복은 ‘철릭’이라고 사라졌던 남자의상 이었지만 의복의 주름이 잡혀있는 것을 특징으로 삼아 여자 생활한복으로 재탄생 하게 된 옷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과 또 다른 변화라고 본다. 그러기 때문에 앞으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다른 일상복과 함께 어울려 입을 수 있는 디자인과 다른 옷처럼 세탁이 가능한 소재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후학양성은 어떻게 하는지?

A. 충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에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통한복구성에 대해 출강을 하고 있다. 청주지역에서는 일반인들이 한복 만들기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수 있는곳이 없다. 그래서 제가 책임감을 느끼며 제 작업실에서 개인수강을 하고 있다. 또 지방 및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는 충북대표 선수들을 1998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지도를 하고 있다.

Q. 충청북도 명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계획은?

A.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대한명장이 되는 것이 꿈이고 목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명품한복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노력해 품질개선과 디자인등록을 할 계획이다. 또 엄마나 가족이 책만 보고도 사랑하는 자녀의 한복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도서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좀 더 친숙하게 한복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재능을 가지고 매월 셋째주 화요일에 1회씩 충북재활원에 가는 기능봉사와 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에서 상·하반기 년 2회 가는 농촌기능봉사를 계속해서 할 계획이다.

 

# 이래진 명장 프로필

2010년 충북공예조합 섬유부문 공예명장 선정

2011년 직업능력훈련교사 자격증 취득

2014년 고용노동부 우수숙련기술자 선정

2015년 충청북도 섬유부문 공예명인 선정

2018년 충청북도 한복생산 직종 명장 선정

/ 글 이지효 사진 서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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